컴퓨터 샷에 퍼팅까지 ‘쏙쏙’ 김민선, 데뷔 후 첫 한 시즌 2승... 하나금융 챔피언십 제패 [권훈의 골프 확대경]
권훈 기자
수정 2026-09-20 17:39
입력 2026-09-20 16:10
장타력과 정교한 아이언 샷에 비해 퍼팅 실력이 따라주지 않아 기대만큼 성과를 내지 못했던 김민선이 ‘컴퓨터 퍼팅’을 앞세워 데뷔 후 처음으로 한 시즌에 두 번 정상에 오르며 개인 타이틀 경쟁의 복병으로 떠올랐다.
김민선은 20일 경기도 안산시 더헤븐CC(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총상금 15억 원) 최종 라운드에서 4언더파 68타를 쳐 최종 합계 12언더파 276타로 우승했다.
지난 4월 넥센 세인트나인 마스터스 우승 이후 5개월 만에 거둔 이번 시즌 두 번째 우승이다. 김민선은 지난해 덕신 EPC 챔피언십에서 생애 첫 우승을 신고한 지 17개월 만에 통산 3승을 올렸다.
서교림(4승), 김민솔(3승), 김효주(2승)에 이어 이번 시즌 네 번째 다승자가 된 김민선은 다승, 상금, 그리고 대상 포인트 부문에서 모두 3위로 올라섰다. 우승 상금 2억 7000만 원을 받은 김민선은 시즌 상금을 9억 2655만 원으로 늘리며 서교림, 김민솔을 1억여 원 차이로 따라붙었다.
앞선 두 번의 우승을 모두 3라운드 대회에서 거뒀던 김민선은 데뷔 후 처음으로 4라운드 대회에서 우승하는 기쁨도 누렸다.
긴 전장과 깊은 러프, 좁은 페어웨이에 빠르고 단단한 그린으로 무장한 더헤븐CC에서 김민선을 우승으로 밀어 올린 것은 퍼팅이었다.
2023년 데뷔한 김민선은 177cm 장신에서 뿜어져 나오는 KLPGA 투어 정상급 장타력과 이번 시즌 그린 적중률 1위를 달릴 만큼 정확한 샷이 돋보였지만, 퍼팅 부문에서는 단 한 번도 60위 이내에 진입한 시즌이 없을 만큼 그린에서 어려움을 겪어왔다. 하지만 이번 대회, 특히 이날 최종 라운드에서는 달랐다.
날카로운 샷으로 많은 버디 기회를 만들었을 뿐 아니라 먼 거리 버디 퍼트도 쏙쏙 집어넣었다. 이날 김민선은 그린에서만 다른 선수들보다 1.34타 가까이 적은 타수를 기록할 만큼 그린 플레이가 뛰어났다. 김민선의 최종 라운드 퍼트 개수 28개는 전체 선수 평균보다 2.25개나 적었다.
김민선은 “우승도 우승이지만 꾸준한 성적을 내고 싶다. 개인 타이틀 욕심은 없다”면서 “무릎이 좋지 않으신 할머니가 모처럼 오셔서 응원해 주신 게 큰 힘이 됐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1타 차 선두로 출발한 김민선은 1번 홀(파4)에서 보기를 했지만 2번 홀(파4)에서 11m 롱 버디 퍼트를 집어넣으며 만회했다. 7번 홀(파4)과 8번 홀(파3)에서는 1m 안팎의 버디 기회를 놓치지 않았고, 11번 홀(파5)에서 세 번째 샷을 홀 1m 옆에 떨어뜨려 이날 처음으로 격차를 2타 차로 벌렸다. 이어 12번 홀(파3)에서도 만만치 않은 7.5m 버디 퍼트에 성공해 3타 차로 달아났다.
13번 홀(파4) 버디로 3타 차까지 추격해 온 장은수가 14번 홀(파4)과 16번 홀(파4)에서 징검다리 보기를 적어내자 김민선은 사실상 우승을 굳혔다.
김민선은 “퍼팅이 약하다는 사실을 잘 알기에 하반기에 퍼팅 연습에 공을 들였다”고 밝혔다.
이날 최종 라운드 7번 홀까지 이번 대회 62개 홀 연속 노보기 행진을 이어가던 장은수는 버디 4개와 보기 3개를 묶어 1타를 줄인 끝에 4타 차 준우승을 차지했다.
공동 4위(6언더파 282타)에 오른 박민지는 7500만 원의 상금을 받아 통산 상금을 70억 6262만 원으로 늘렸다. KLPGA 투어에서 통산 상금 70억 원을 넘긴 선수는 박민지가 처음이다.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출전을 앞둔 아마추어 국가대표 양윤서는 박민지와 함께 공동 4위로 대회를 마쳤다.
이날 3타를 줄여 공동 15위(이븐파 288타)에 오른 서교림은 상금과 대상 포인트 1위 자리를 지켰다. 상금 랭킹 2위 김민솔은 공동 28위(3오버파 291타)에 그쳐 서교림과의 격차가 조금 더 벌어졌다.
권훈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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