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 사람은 다 팔았다” 비트코인, 이젠 오를 때?…‘매도 피로’ 신호 떴다 [재테크+]

김성은 기자
김성은 기자
수정 2026-09-20 07:00
입력 2026-09-20 07:00

클래리티 법안 부결, 美연준 기준금리 인상에도 큰 충격 없어
3분기 상승률 32%…지난해 3분기 이후 첫 ‘분기 플러스’ 눈앞
SEC ‘혁신 면제’ 발표로 긍정적 기류…금리 인상 우려는 여전

비트코인 동전. 123rf


금리 인상과 기름값 급등, 달러 강세라는 악재가 한꺼번에 몰아친 9월, 비트코인 가격은 굳건히 버티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온갖 악재 속에서도 가격이 크게 떨어지지 않는 것을 두고 “팔 사람은 이제 다 팔았다는 신호”라면서 향후 반등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18일 가상자산 전문 매체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9월은 역사적으로 비트코인 투자자들에게 가장 힘겨운 달로 꼽힙니다. 2013년 이후 9월 평균 하락률은 약 3%에 달했는데요.


게다가 지난 8월 가격이 25% 뛰어 약 8만 1000달러(약 1억 1250만원)까지 올라섰던 만큼, 9월에는 그간의 상승분을 상당 부분 뱉어낼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실제 하락 폭은 1.5% 수준에 머물고 있는데요. 9월이 2주 남짓 남은 현재, 이번 3분기 전체 상승률은 약 32%를 기록 중입니다. 이대로 분기를 마감할 경우 비트코인은 2025년 3분기 이후 처음으로 분기 기준 플러스 성적표를 받아들게 됩니다.

“팔 사람은 이미 다 팔았다”…악재에 무뎌진 시장특히 이번 주에는 시장에 악재가 유독 집중됐습니다. 미국 상원에서는 지난 15일(현지시간) 가상자산 관련 법안인 ‘클래리티 법안’ 처리를 위한 60표를 채우지 못하고 찬성 49표에 그쳐 안건이 넘어가지 못했습니다. 법안 부결 우려에 비트코인은 한때 7만 4887달러 선 아래로 떨어졌으나 이내 안정을 찾았습니다. 법안 무산 악재를 시장이 이미 가격에 먼저 반영해 둔 덕분으로 풀이됩니다.



여기에 다음 날인 16일에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연준)가 3년 2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연 3.75~4.00%로 0.25%포인트 인상했다는 소식까지 이어졌습니다.

그럼에도 시장은 두 가지 대형 악재 속에서 비트코인 가격이 흔들리지 않았다는 점에 큰 의미를 두고 있는데요.

블록웨어 인텔리전스의 미첼 애스큐 대표는 이 현상을 두고 ‘매도 피로’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악재에 반응해 매도할 사람들은 이미 물량을 다 털어냈다는 의미입니다.

애스큐 대표는 “악재를 이유로 코인을 팔 사람은 이미 다 팔았기 때문에 더 이상 나올 매물이 없다”며 “이는 중장기적으로 매우 긍정적인 신호이자, 가격 바닥을 다지는 마지막 단계에서 나타나는 전형적인 모습”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기름값도, 달러도 치솟았지만…“꼭 나쁜 것 아니다”그 외의 거시경제 악재도 잇따랐습니다.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이 지속되면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15일 배럴당 106달러를 돌파해 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주요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 역시 100을 넘어서며 한 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라섰습니다. 보통 달러 강세가 이어지면 자금줄이 죄어들면서 비트코인 같은 위험자산 가격에는 큰 부담이 됩니다. 게다가 일본은행마저 기준금리를 31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렸습니다.

그럼에도 비트코인이 악재를 버텨낸 배경을 두고 시장에서는 금리와 채권 수익률 상승이 비트코인에 무조건 나쁜 악재만은 아니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금리 상승이 화폐 가치 하락이나 국가 신용 위험을 뜻하는 신호라면, 자산 가치를 보존해 주는 자산으로서의 비트코인 가치는 오히려 돋보일 수 있다는 논리입니다.

7만 7000달러 지켜…“작은 호재 있으면 대세 상승”오히려 온갖 악재 속에서도 7만 7000달러 선을 든든하게 지켜낸 비트코인의 향후 상승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는 평가도 나오는데요. 조엘 크루거 LMAX그룹 시장 전략가는 “대형 악재 속에서도 시장이 잘 견뎌낸 만큼, 향후 거시경제나 규제 환경이 조금만 개선되어도 다음 대형 상승장의 기폭제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규제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기류가 감돌고 있습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지난 17일 시장이 오랫동안 기다려 온 ‘혁신 면제’ 조치를 발표했습니다. 요건을 갖춘 거래 플랫폼이 일정 조건하에서 주식을 블록체인상(온체인)에서 거래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준 것입니다.

크루거 전략가는 “법안 통과가 무산되어 법적 틀 마련은 늦어졌지만, SEC와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기존 권한을 활용해 지침을 내놓는 것까지 막을 수는 없다”며 “시장에 필요한 주요 규제 통로는 여전히 열려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남은 걱정은 ‘다음 주’…그래도 4분기가 기다린다연준이 금리를 추가로 올릴 수 있다는 우려는 남아 있습니다. 현재 시장 가격에는 연준이 2027년 4월까지 금리를 0.25%포인트씩 세 차례 더 올려 미국 기준금리가 4.50~4.75%에 도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반영돼 있습니다.

이제는 금리 인상이 비트코인에 반드시 악재로만 작용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힘을 받고 있습니다.

상승을 기대하는 투자자들에게 한 가지 걱정거리는 다음 주에 찾아올 ‘계절적 약세’ 흐름인데요. 가상자산 데이터 분석업체 코인글래스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역대 38번째 주에 평균 2.5% 하락했으며 상승했던 해는 네 번에 불과했습니다.

물론 4분기에 접어들면 계절적 흐름은 강력한 상승세로 돌아섭니다. 코인데스크 자료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역대 4분기에 평균 77%라는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습니다.

김성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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