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퇴사→국가대표→생애 첫 메달…테크볼 이준석의 꿈★은 이루어진다

류재민 기자
수정 2026-09-19 16:14
입력 2026-09-19 15:22
준결승서 상대 기권하며 은메달 확보
엘리트 축구 선수 포기했지만 꿈 이뤄
20일 이라크와 결승 “상대 잘 안다”
축구 선수로는 꿈을 접었지만 그보다 더 빛나는 미래가 기다리고 있었다. 테크볼 국가대표 이준석이 사상 처음으로 아시안게임 메달을 확보하며 꿈을 향해 성큼 다가섰다.
이준석은 19일 일본 나고야 히가시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테크볼 남자 단식 준결승에서 자이드 에이단(쿠웨이트)의 부상 기권으로 승리했다. 20일 열리는 결승에 진출하게 되면서 이준석은 최소 은메달을 확보하게 됐다.
테크볼은 2012년 헝가리에서 고안된 스포츠다. 곡선형 특수 테이블에서 축구공을 주고받는 종목으로 발과 축구공으로 하는 탁구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여기에 족구, 세팍타크로 등이 결합했다. 주로 축구 선수들이 훈련 목적으로 즐기면서 관심을 끌었고 2017년 국제테크볼연맹이 창설되면서 전문 스포츠 종목으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이준석은 엘리트 축구 선수로 성장해 2021년까지 K4리그에서 활약했던 선수다. 그러나 이후 축구 선수의 꿈을 접고 대기업에서 계약직 생산직으로 종사하다가 정규직 전환을 앞두고 회사를 그만뒀다. 테크볼이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면서 도전을 택했고 태극마크를 가슴에 달고 뛰고 있다.
결승 진출을 확정한 그는 “오늘 경기로 앞으로도 선수 생활을 이어갈 수 있다는 희망을 발견했다”며 “내일 열리는 결승에서 꼭 금메달을 따서 테크볼을 알리고 우리 선수들이 걱정 없이 선수 생활을 이어갈 수 있는 발판을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테크볼은 진천선수촌에 자리가 없어 외부에서 훈련하며 대회를 준비했다. 열악한 환경이었지만 이준석은 포기하지 않고 쉬는 날 없이 매일 아침부터 저녁까지 훈련하며 독기를 품었다.
이준석은 “훈련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건 메달을 못 따면 테크볼을 알리지 못하고 앞으로 살아갈 길도 막막해질 것이라는 공포였다”며 “최소한 결승에 진출하겠다는 생각으로 이번 대회에 임했고 매일 밤 결승전을 치르는 모습을 꿈꿨다. 그 꿈을 이룬 것 같다”고 웃었다.
이날 경기장엔 어머니 윤순정 씨와 누나가 찾아 이준석을 응원했다. 그는 “축구 선수 생활을 할 때는 가족들이 경기장에 오면 신경이 쓰여서 오지 말라고 했다”며 “하지만 이번 대회는 내 인생에서 다시 오기 어려운 무대인 것 같아서 가족들에게 와달라고 했다”고 소개했다.
테크볼을 하고 싶은 아들을 위해 어머니는 200만원 상당의 테크볼 테이블을 구입하며 지원에 나섰다. 이준석은 “그때 기억이 많이 난다. 엄마에게 효도한 것 같아서 특히 기쁘다”고 말했다.
이준석은 20일 오후 3시 30분 이라크의 강호 알리 잘릴 메즈헤르 알레야위와 금메달을 놓고 다툰다. 이준석은 “알레야위는 우승 후보로 꼽히는 선수이고 단식에선 한 번도 상대한 적이 없지만 잘 알고 있는 선수”라며 “오늘 경기처럼 미친 듯이 몰입해 꼭 승리하겠다”고 다짐했다.
나고야 류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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