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안’ 찾아가는 전주 하계 올림픽…서울시와 공동개최 추진

임송학 기자
수정 2026-09-18 17:44
입력 2026-09-18 15:49
애초 서울시에 공동개최 제의했다가 거절당해
국내 유치 후보 도시 선정으로 극적인 전환점
인프라 부족 등 현실적인 벽에 공동개최로 전환
2036년 전주 하계올림픽 유치 계획이 서울시와 ‘공동 개최’로 방향을 틀었다. 애초 서울시에 공동개최를 제의했다가 거절당했던 ‘서울·전주 올림픽 유치 계획’이 뒤늦게나마 제자리를 찾아가는 모양새다.
●명분보다 실리 택한 서울·전주 하계 올림픽 공동개최18일 서울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이원택 전북지사가 지난 7일 오세훈 서울시장과 만나 서울시와 올림픽 공동 개최를 제안했다. 전북도는 그동안 수차례 협조 공문을 보내는 등 서울시와 접촉면을 넓혀왔다.
전북은 대회 명칭, 개폐회식 장소, 경기 배분 등을 원점에서 서울시와 협의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전북의 2036 하계 올림픽 단독 개최가 ‘사실상 어렵다’는 현실적인 벽을 넘어서기 위한 고육책이다. 명분보다는 올림픽 유치 가능성을 조금이라도 높이기 위한 실용적인 선택이라는 평가다.
실제로 전북의 하계 올림픽 유치 계획은 문체부 점검 과정에서 ▲경기장 ▲숙박 시설 ▲미디어촌 등 기반 시설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 문체위 국정감사에서도 전주 단독 유치 계획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개최지 선정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왔다.
특히, 문체부 등 중앙정부는 물론 지역에서도 국제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서울과 공동개최가 불가피하다는 게 중론이었다.
●체육계 건의로 시작된 전주 올림픽 유치, 서울에 구애전북의 2036 하계 올림픽 유치 계획은 민선 8기 출범과 함께 정강선 전북체육회장의 건의가 시발점이다. 정 회장은 “아시안게임 등 대부분의 국제체육행사를 타 시도가 선점한 상황이다. 전북이 도전할 수 있는 것은 올림픽 밖에 없다”며 김관영 지사의 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김 지사는 당시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을 비공식적으로 수차례 접촉한 끝에 하계 올림픽 유치 참여 결정을 하기에 이르렀다.
이후 전북은 서울시에 공동개최를 여러 차례 요구했다. 전북에서 치르는 경기는 몇 종목만 줘도 좋으니 서울·전주 올림픽으로 지역 명칭만 넣어달라고 제의했다. 하지만 서울시는 경기는 1~2개 종목 줄 수 있지만 도시 명칭은 함께 쓸 수 없다고 단호하게 거절했다.
하계 올림픽 유치에 발을 들여놓은 전북으로서는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자 단독개최를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서울을 제외한 지방도시 연대를 기치를 내걸고 투표권을 가진 종목단체 임원을 대상으로 득표 활동을 벌였다.
●국내 후보지로 선정됐으나 남모르는 고민 시작전북은 지난해 2월 실시된 ‘2036 올림픽 유치 국내 후보 도시 선정 투표’에서 총 61표 중 49표를 얻었다. 11표를 얻는데 그친 서울시를 제치고 국내 최종 후보지로 선정되는 기염을 토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였다. 이때부터 전북의 남모르는 고민이 시작됐다. 전북의 단독 올림픽 유치는 어렵다는 평가에 이를 극복하는 다각적안 방안을 제시했으나 문체부를 설득하는데 한계를 보였다. 도청에 2036 하계 올림픽 유치추진단을 설치하고 단독 개최 준비에 행정력을 집중했으나 예산과 인력만 낭비한다는 지탄도 끊이지 않았다.
더구나 전북은 하계 올림픽 유치를 들고나올 때마다 2023 새만금 잼버리 실패 전력이 그림자처럼 따라붙었다. 올림픽보다 훨씬 규모가 작은 잼버리조차 폭염 대책 부실, 위생 관리 실패로 국제적 망신을 산 전례가 있는 전북이 이번에도 똑같은 패턴을 반복하고 있다는 수모를 당해야 했다.
●민선 9기 시작과 함께 올림픽 유치 새로운 그림전북의 2036 하계 올림픽 유치 계획은 민선 9기 시작과 함께 냉혹한 비판에 직면했다. 그동안 전북의 올림픽 단독 유치 계획은 ‘자기 객관화’를 하지 못한 뜬 구름 잡기라는 지적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지역의 장단점을 누구보다 잘아는 이원택 지사는 인수위 시절부터 냉철한 관점에서 올림픽 유치 계획을 진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고심 끝에 국제 무대에서 타 도시와 경쟁해 유치 가능성을 1%라도 높이려면 서울과 공동개최가 불가피하다는 결론이 이르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서울시와 공동개최를 제의할 수 있는 칼자루를 쥐게 된 것은 국내 유치 후보도시 선정 선거에서 승리를 이끌어낸 김관영 전 지사의 업적에서 비롯됐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는 분위기다.
김종필 전북도 2036 하계 올림픽 유치단장은 “전북은 이미 단독 개최에 필요한 서울시 시설 사용 협약을 지난 11일 서울시의회 본회의 의결을 통해 마무리하고 관련 자료를 문체부에 제출하는 등 심의 여건을 갖춘 상태다”며 “그럼에도 공동 개최 논의를 모색한 것은 전략 대화 진입 등 향후 본격화 할 국제 유치전에서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성공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전북의 단독개최 포기는 절대 사실이 아니다. 공동개최 검토도 대승적 차원의 결단이고 서울시가 응하지 않을 경우 이미 준비된 단독개최 방안으로 문체부 심의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전주 임송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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