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미프진, 직접 지시 없었다면 임기 끝까지 그대로였을 것”

이현정 기자
수정 2026-09-18 15:06
입력 2026-09-18 15:06
“찬반 갈려 부처가 결단 못하는 대표적 난제”
“통상 사무는 부처에…결정 못할 일은 대통령 책임”
건강권·생명 보호의 구체적 균형 기준은 제시 안 해
이재명 대통령은 18일 임신중지 약물 ‘미프진’ 도입에 대해 “제가 직접 지시하지 않으면 제 임기 끝날 때까지 이 상태로 그대로 유지됐을 것”이라고 밝혔다. 여성의 건강권과 자기결정권, 생명 보호와 의료 안전을 둘러싸고 찬반이 첨예한 사안인 만큼 부처에만 맡기지 않고 대통령이 책임지고 결단했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미프진 도입을 둘러싼 가치 충돌과 대통령이 직접 결정해야 할 현안의 기준을 묻는 말에 “부처가 결단하지 못하는 일들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대표적으로 이런 것이다. 낙태를 어느 단위까지 허용할 것이냐, 미프진을 허용할 거냐 말 거냐”라며 “여기는 반대하고 여기는 찬성하고 이걸 결정하는 순간 어느 쪽으로부터 욕을 먹게 돼 있는데 그래서 보통 이런 경우는 아무것도 안 해버린다”고 지적했다. 이어 “저는 이래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다만 여성의 건강권·자기결정권과 생명 보호·의료 안전 사이에서 어떤 균형점을 찾아야 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은 제시하지 않았다. 대신 찬반이 맞서 부처가 결단하지 못하는 사안도 정부가 책임지고 결정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대통령과 정부 부처의 역할에 대해 “부처의 통상 사무들은 당연히 각 부처가 하면 된다”며 “또 부처가 결단해야 될 일도 부처가 하면 되는데 부처가 결단하지 못하는 일들이 있다”고 말했다.
‘만기친람’ 우려에는 “만기친람할 시간도 역량도 되지 않는다”며 “제가 가진 기본적인 원칙이 ‘권한은 주고 책임은 확실하게 묻는다’이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인사는 철저하게 역량에 맞춰서 합리적으로 하고 권한을 주고 책임은 내가 지는데 그 결과도 그들이 책임진다”며 “그걸 국정에도 나름 최대한 반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 16일 그동안 음성적으로 유통돼 온 미프진을 국내 의료체계에 정식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다. 2019년 헌법재판소가 낙태죄에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지 7년 만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품목허가 심사를 거쳐 내년 1분기 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미프진 도입 등 논쟁적인 정책을 추진할수록 반발이 누적될 수밖에 없다고도 했다. 그는 “이 결정을 하면서 생기는 우군도 있지만 생기는 반대자들도 있다”며 “보통 우군보다는 반대자의 힘이 10배 이상 강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뭔가 하나의 개혁 과제를 선정해서 추진할 때마다 반대자들, 반발자들이 쌓여간다”며 “이래서 개혁의 힘이 점점 약화된다. 결국은 아무것도 하지 않게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반발이 없는 일, 그냥 하면 되는 일을 무지 잘한 것처럼 포장을 잘한다”며 “저는 아직까지는 그러고 싶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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