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정부 승인 없이 남북 민간인 접촉, 국민은 불안하다

수정 2026-09-18 00:50
입력 2026-09-17 21:56
북한이 지난 2020년 6월 17일 보도한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모습.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우리 국민이 북한 주민을 접촉할 때 정부의 승인을 받을 필요 없이 사전에 신고만 하면 되는 내용의 ‘남북교류협력법 개정안’에 정부가 찬성 입장을 밝혔다. 지난해 6월 김준형 조국혁신당 의원이 발의한 이 개정안에 통일부가 찬성을 했으니 국회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밀어붙인다면 개정안은 통과된다.

현행 남북교류협력법 제9조의2 제3항에 따르면, 통일부 장관은 북한 주민 접촉 신고를 받은 뒤 국가안전보장이나 질서유지 등을 해칠 명백한 우려가 있을 때 신고 수리를 거부할 수 있다. 개정안은 이 거부 권한을 없앴다. 대신 ‘결과보고서’만 제출하도록 했으며 미제출 시 과태료를 부과한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1990년 남북교류협력법 제정 이후 36년 만에 사실상 남북 민간교류가 전면 허용되는 셈이다.


정부의 희망대로 민간인들이 순수한 교류를 늘려 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나. 하지만 현실은 정반대일 것이다. 북한 체제 특성상 남한 주민을 만나는 북한 주민이 순수한 민간인일 가능성은 거의 없다. 대남 공작원이거나 정보원일 개연성이 크다.

우리 국민 중에서도 불순한 목적으로 대북 접촉을 할 가능성이 있다. 실제 대법원은 지난해 9월 해외에서 북한 공작원과 접촉하고 북한의 지령을 수행해 온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 민주노총 간부 2명에게 유죄를 확정했다. 현행 법 아래서도 이런 일이 벌어졌는데, 대북 접촉이 전면 허용되면 어떻게 되겠나. 북한의 대남공작 활동에 악용되거나 불법 대북송금이 활개를 칠 우려도 높다.

이 때문에 국가정보원과 법무부도 처음에는 개정안에 반대했다. 그런데 지난 2월 통일부가 주도한 관계부처 협의를 통해 개정안 수용 쪽으로 돌연 입장을 바꿨다고 하니 내막이 궁금해진다.



이 개정안은 국가안보를 뒤흔들고 남남 갈등을 부를 수 있다는 점에서 득보다 실이 훨씬 크다. 정부 여당은 국민의 불안에 귀를 열어야 한다.
2026-09-18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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