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국채 안전판 된다더니… ‘WGBI 편입 효과’ 글쎄요

박기석 기자
수정 2026-09-17 00:17
입력 2026-09-17 00:17
시장, 70조~90조 유입 예상 불구
4~8월 외국인 순매수 41조 그쳐
환율·유가에 액티브 자금 유보적
내년 확장 재정도 금리 상승 압력
한국 국채의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으로 외국인 자금이 대거 유입돼 국채 시장의 ‘안전판’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가 컸지만 시장의 체감 효과는 기대에 못 미친다는 지적이 나온다. 편입이 시작된 지난 4월 이후 국고채 금리는 오히려 상승했고, 최근 미국 국채 금리 급등과 맞물려 변동성도 커졌다. WGBI 편입에 따른 금리 안정 효과가 대내외 금리 상승 압력에 묻히는 모습이다.16일 관계 당국과 업계에 따르면 시장에서는 WGBI 편입으로 약 70조~90조원의 외국인 자금이 국내 국채 시장에 유입될 것으로 예상해 왔다. iM증권이 지난 1일 발표한 ‘채권 브리프’에 따르면 외국인은 3월 31일부터 8월 31일까지 국고채를 41조원 순매수했다. 다만 같은 기간 만기 도래로 상환된 7조 6000억원을 제외하면 실제 보유 잔액 증가분은 33조 4000억원으로 추산된다. 이는 8월 말까지 기대했던 유입액 46조 9000억원의 약 71% 수준이라고 iM증권은 설명했다.
WGBI 자금 유입이 애초 기대보다 더딘 것은 금리와 환율 등 투자 여건에 따라 움직이는 ‘액티브 자금’의 유입이 부진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WGBI 자금은 지수를 기계적으로 추종하는 패시브 자금과 투자 여건을 따져 매매하는 액티브 자금으로 나뉜다. 지난 4월 편입이 시작된 뒤 패시브 자금은 안정적으로 들어왔지만 중동전쟁과 유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 한미 금리 인상 가능성 등으로 액티브 자금의 신규 유입은 제한됐다는 분석이다. 황순관 재정경제부 국고실장은 지난 7월 “애초 예상했던 수준의 패시브 자금은 유입된 반면 환율과 이란전쟁 등 대외 변수로 인해 액티브 자금은 다소 유보적이었다”고 평가했다.
WGBI 편입 효과가 이미 상당 부분 먼저 반영됐다는 점도 변수다. 편입 결정부터 실제 편입까지 상당한 시간이 있었던 만큼 일부 글로벌 투자자는 미리 한국 국채 비중을 늘렸을 가능성이 있다.
앞으로도 변수는 적지 않다. WGBI 편입은 오는 11월까지 단계적으로 진행돼 현재까지의 자금 유입만으로 최종 효과를 판단하기는 이르다. 다만 편입 완료로 WGBI 발 수요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정부가 내년에도 확장적 재정 기조를 이어가 국고채 발행을 늘리면 금리 상승 압력이 커질 수 있다.
김명실 iM증권 연구원은 “11월에는 WGBI 편입 완료를 앞두고 국고채 매수가 집중될 수 있지만, 편입 이후에는 신규 WGBI 수요가 사라져 채권시장의 수급 효과가 12월부터 빠르게 약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세종 박기석 기자
2026-09-17 B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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