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정무적 판단은 내가” 재촉… ‘대왕고래’ 시추 3년 앞당겼다
이주원 기자
수정 2026-09-17 00:08
입력 2026-09-17 00:08
동해 가스전 졸속 추진 감사 결과
산업부 “성공률 20% 이내” 보고홍보 자제 건의에도 대국민 발표
尹 임기 내 시추 위한 개입 드러나
석유공사, 입찰 대상자 임의 선정
연합뉴스
윤석열 정부에서 ‘대왕고래 프로젝트’(동해 심해 가스전 사업)가 졸속 추진된 데에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적극적인 개입이 있었던 것으로 16일 드러났다. 특히 윤 전 대통령은 시추 일정을 본인 임기 내로 당기라고 요구한 것으로 조사됐다.
감사원의 감사 결과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현 산업통상부)는 2024년 5월 대통령실에 동해 심해 가스전의 유망성 평가 용역 결과 등을 보고하면서 탐사 성공 가능성이 20% 이내로 불확실하다며 홍보 자제를 건의했다. 그럼에도 대통령실 내부 논의 과정에서 대국민 발표 방침을 정했다.
그해 6월 2일 안덕근 당시 산업부 장관이 윤 전 대통령에게 직접 관련 보고를 하자 윤 전 대통령은 당일 곧바로 발표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를 참모진이 만류해 발표는 이튿날로 미뤄졌다. 윤 전 대통령은 다음 날 국정브리핑을 열고 “포항 영일만 앞바다에 최대 140억 배럴의 석유·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발표했다.
윤 전 대통령은 무리하게 시추 일정을 앞당기기도 했다. 산업부의 당초 계획은 2024년 말 대왕고래를 시추한 뒤 2029년까지 4개 공을 추가 시추하는 것이었다. 산업부가 이를 보고하자 대통령실은 이를 윤 전 대통령 임기인 2027년 5월 안으로 앞당길 것을 요구했다.
이후 안 전 장관은 윤 전 대통령에게 추가 시추 시점을 2028년 1분기로 앞당겨 보고했다. 여기에 윤 전 대통령은 시추 시점에 대한 “정무적 판단은 내가 하는 것”이라며 질책했고 시추 일정을 다시 수립해 보고하도록 지시했다. 이에 안 전 장관은 2024년 10월 스스로도 무리한 일정이라고 생각하면서도 2026년까지 4개 공을 추가 시추하는 내용으로 계획을 다시 보고한 것으로 조사됐다.
입찰과 용역 검증 등에서도 문제가 확인됐다. 국가계약법 시행령은 특수설비·기술·실적을 갖춘 입찰 대상자가 10개 이내일 경우에만 지명경쟁입찰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당시 관련 용역 수행 경험이 있는 업체는 17개에 달했지만 한국석유공사는 액트지오 등 일부 업체를 임의 선정해 지명경쟁입찰을 실시했다.
이주원 기자
2026-09-17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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