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특별연장근로로 672명 주 64시간…“기존 제도 운영 실태부터 짚어야”

김우진 기자
김우진 기자
수정 2026-09-16 18:11
입력 2026-09-16 18:11

지난해 50인 이상 사업장 4687건 인가
김주영 의원 “노동 유연화 덮어놓고 수용 안돼”

직장인 자료 이미지. 연합뉴스


‘주 52시간 근무 예외’라는 노동 특례를 담은 메가특구 특별법 입법과 관련해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노사정 원포인트 ‘사회적 대화’를 공식 제안한 가운데 노사가 어떤 설득 논리를 앞세운 카드를 들고 대화 테이블에 앉을지 관심이 쏠린다. 노동계는 현행 ‘특별연장근로’ 제도를 통한 연장근무가 반도체 업계에 활성화돼 있다는 점을, 경영계는 시시각각 변하는 글로벌 경쟁 환경에 대응하려면 유연한 근무제 도입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특별연장근로에 지급되는 1.5배 가산수당, 즉 돈 문제가 핵심 쟁점으로 떠오를 가능성도 있다.

16일 노동부가 김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특별연장근로 신청 및 인가 현황’ 자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023년부터 올해 7월까지 특별연장근로 75건을 인가받았다. 특별연장근로는 근로자의 동의 아래 주 12시간을 초과해 근무할 수 있는 제도로, 사업주가 지방고용노동청으로부터 승인을 받아야 한다.


삼성전자 직원 672명은 2023년 5월부터 8월까지 3개월간 주 64시간씩 일했다. 2024년 3월 448명, 지난해 4월 478명, 올해 4월 263명이 특별연장근로를 했다. SK하이닉스도 같은 기간 특별연장근로 5건을 인가받았고, 지난해 6~9월 328명이 주 64시간씩 일했다. 올해는 지난 4월 165명에 대한 특별연장근로가 이뤄졌다.

50인 이상 사업장에서 특별연장근로가 인가된 건수는 지난해 4687건에 이르렀으며, 전체 인가 중 65.9%를 차지했다. 이런 통계를 바탕으로 노동부와 노동계는 근로자의 노동권과 생명권 보장을 위해 주 52시간제를 완화하기보다 특별연장근로 제도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1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메가특구 연구직 대상 주52시간 예외적용, 파견근로 가능업무 확대 등 노동규제 완화 등을 내용으로 한 ‘메가특구 특별법 관련 사회적 대화 제안’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특히 노동계는 재계가 ‘주 52시간제 완화’를 메가특구법에 명시하길 원하는 배경에 ‘인건비’가 있다고 보고 있다. 초과근무 허용이 법제화되면 기존 특별연장근로자에게 주는 통상임금 1.5배의 가산수당을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는 이유에서다. 즉 추가 수당 절감을 위해 노동 특례 입법을 요구한다는 것이다.

산업통상부와 재계는 산업 경쟁력을 키우는 데 ‘특별연장근로 인가제’가 발목을 잡는다고 보고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기업이 제출해야 할 서류가 10종 이상이고, 업무 사유를 자세하게 기재해야 해 영업 기밀이 유출될 수 있다”며 “반도체 메가특구가 성공하려면 유연한 근로시간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재계 관계자는 “주 52시간제로는 첨단산업 현장의 노동 현실을 감당하기 어렵다”면서 “글로벌 수주 경쟁이 치열한데 특별연장근로를 활용하기에는 연간 최대 90일로 제한된 규제가 너무 엄격하다”고 주장했다.

김주영 의원은 “기업들은 이미 특별연장근로제도를 통해 상시적인 생산 대응 수단으로 활용해 왔다”며 “그럼에도 별도의 ‘주 52시간제 예외 특례’를 요구하는 것은 결국 연장근로 가산수당 부담을 피하겠다는 의도로밖에 해석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존 제도의 운영 실태부터 정확히 짚어야지 산업의 성장을 볼모로 경영계의 노동유연화 주장을 덮어놓고 수용해서는 안 된다”며 “지금 필요한 것은 새로운 예외 적용이 아니라 특별연장 근로 남용과 장시간 노동 근절을 통한 질 좋은 일자리 확대”라고 강조했다.

세종 김우진·강주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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