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마퇴본부 ‘셀프 강사 위촉’ 359건…4100만원 챙기고도 환수·징계 ‘0’

이현정 기자
수정 2026-09-16 14:41
입력 2026-09-16 14:41
최종 결재권자가 자신과 수의계약
감사원·권익위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소지”
한 달 넘도록 교육 한 번…지침도 ‘검토 중’
식품의약품안전처 산하 기타공공기관인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지부장들이 자신을 소속 지부 교육사업 강사로 ‘셀프 위촉’해 359차례에 걸쳐 4100만원이 넘는 강의료를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이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소지를 지적했으나, 감사 결과 발표 후 한 달이 넘도록 환수·징계는 한 건도 이뤄지지 않았다.
16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서미화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감사원과 마퇴본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마퇴본부 산하 8개 지부의 지부장 12명(직무대행 포함)은 2024년 2월부터 올해 2월까지 자신을 교육사업 강사로 위촉하는 수의계약 359건을 맺고 강의료 4115만여 원을 받았다.
한 지부장은 2024년 4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자신을 123차례 강사로 위촉해 1230만원을 챙겼다. 또 다른 지부장 3명도 51~54차례씩 강사로 나서 510만~799만원을 받았다.
이들은 소속 지부의 예산 집행과 사업 계획을 총괄하고 강사 위촉과 강의료 지급을 최종 결재한다. 계약 담당자가 자신을 계약 상대방으로 삼은 셈이다.
감사원은 이런 행위가 이해충돌방지법 제12조를 위반했을 소지가 있다고 판단했고, 국민권익위원회도 같은 유권해석을 내렸다.
감사원은 지난달 10일 감사 결과를 발표하며 법 위반 여부를 자체 조사해 적절히 조치하고 강사 위촉 기준과 절차를 정비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마퇴본부는 지난 9일 지부장 교육을 한 차례 했을 뿐 강의료 환수나 관련자 징계는 하지 않았다. 관리 지침 정비도 ‘검토 중’이며 조사·후속 조치 일정도 제시하지 않았다.
마퇴본부는 해당 지부장들이 비상근·무보수 임원으로서 자격 기준에 따라 실제 강의를 했고 지급 기준대로 강의료를 받았다는 점을 앞세웠다. 위반 사실이 확인되면 내부 규정에 따라 징계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서 의원은 “결재권이 있는 지부장이 자기 자신을 강사로 위촉해 강의료까지 받은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며 “단순한 재발 방지 교육에 그칠 것이 아니라 위반 여부를 철저히 조사하고 국민 눈높이에 맞는 후속 조치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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