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북한, 러시아의 군사 동향을 살피는 일본의 경계·감시망에 공백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핵심 전력인 고고도 무인정찰기 ‘글로벌호크’(사진·RQ-4B) 1대가 추락한 것으로 추정되면서다. 일본이 보유한 기체는 단 3대. 각각 임무 수행과 대기, 정비에 투입하는 구조여서 1대의 손실만으로도 상시 감시체계 전체가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16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글로벌호크 1대는 전날 오후 돗토리현에서 북쪽으로 약 50㎞ 떨어진 공해 상공에서 통신이 두절된 뒤 실종됐다. 해상보안청이 인근 해상에서 기체 일부로 추정되는 부유물을 발견했고, 항공막료감부는 기체가 추락한 것으로 판단했다. 일본에서 글로벌호크 추락이 추정된 건 처음이다.
신문은 전문가를 인용해 사고 원인에 따라 남은 2대의 운용도 중단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글로벌호크가 맡아온 장시간·고고도 감시를 유인 정찰기나 전투기로 대체하려면 여러 대의 기체와 조종사가 필요해 자위대의 작전 부담도 커진다고 전했다.
미국 노스럽그러먼이 제작한 글로벌호크는 무기를 탑재하지 않은 정찰 전용 무인기다. 길이 약 15m, 날개폭 약 40m로 항속거리가 2만㎞를 넘고 약 36시간 연속 비행할 수 있다. 통신이 끊겨도 사전에 지정된 지점으로 자율 복귀하고 엔진 고장 시에도 활공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추락 원인으로는 통신·조종 시스템이나 엔진 계통의 이상, 운용 과정의 인적 오류 등이 거론된다. 미군이 운용한 글로벌호크도 과거 비슷한 원인으로 여러 차례 추락했다. 일본의 글로벌호크 조달가격은 1대당 약 170억엔(약 1500억원)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