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금기 깬다”…美 해군, 한·일 조선소에 러브콜 보낸 까닭 [밀리터리노트]

문경근 기자
문경근 기자
수정 2026-09-16 10:08
입력 2026-09-16 10:08
충남급 호위함 FFG-828 일러스트 이미지. HD현대중공업 제공


미국 해군이 자국의 함정 부족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100여 년간 유지해 온 자국 건조 관행을 깨고 한국과 일본 등 동맹국의 군함을 조달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조선업 재건 방침과 맞물려 한국의 ‘충남급’과 일본의 ‘모가미급’이 핵심 후보로 떠오른 가운데 현지 조선소 자산을 확보한 K-방산이 수주전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00년 묵은 자원 조달 관행 무너뜨린 ‘전력 공백’
한화그룹이 지분 투자를 단행한 호주 조선·방산기업 오스탈(Austal)의 미국 앨라배마주 모빌 조선소 모습. 오스탈 제공



16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미 해군은 자국 내 조선소에서만 군함을 조달하도록 규정한 100년 묵은 원칙을 지우고 동맹국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미 해군이 전력 공백을 타개하기 위해 한국과 일본 등 핵심 동맹국의 완성형 호위함을 직접 도입하는 방안을 파격적으로 검토하기 시작했다.

미국은 그간 자국 안보와 방위산업 보호를 위해 국산 함정만을 고집해 왔다. 그러나 자국 조선소의 인력 부족, 건조 지연, 비용 폭등 문제가 겹치며 신규 함정 인도 시기가 지속적으로 미뤄졌다. 동북아시아 및 인도·태평양 지역 내 해군력 불균형 우려가 커지면서 “더 신속하게 함정을 인도받으라”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강력한 지시가 이번 대전환의 결정적 계기가 됐다.

백악관의 파격 조건과 韓·日의 2파전
일본 해상자위대 호위함. 연합뉴스




트럼프 행정부는 해외 조선업체가 미국 내 조선소를 건설하거나 지분을 인수하고 현지 고용 및 기술 이전을 추진할 경우 초선 함정 2척을 자국(해외)에서 건조해 조달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줬다. 이에 따라 미 해군은 현재 차기 호위함 선정을 위한 구조 설계 검토에 착수했다.

한국의 충남급 유도미사일 호위함은 3600톤급 최첨단 전투함으로, 4면 고정형 AESA 레이더와 우수한 대공·대잠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일본의 모가미급 개량형 호위함도 자동화 기술을 적극 도입해 운용 인원을 90여명 수준으로 줄인 점이 특징이며 호주 해군 차기 호위함으로 선정된 이력을 앞세운다.

현지 투자의 강점, K-방산에 쏠리는 눈
장보고Ⅲ Batch-2 잠수 [출처= 한화오션]


이번 수주전에서 한국 방위산업이 갖는 강력한 무기는 ‘현지화 기반’이다. 한화그룹은 미국 필라델피아의 필리조선소를 성공적으로 인수하며 백악관이 요구한 미 현지 조선소 투자 및 기술 이전 조건에 가장 부합하는 인프라를 마련해 둔 상태다.

미 해군의 이번 호위함 도입 프로젝트는 단순한 무기 구매를 넘어 한·미 동맹 및 한·일 기술 경쟁의 향방을 가르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문경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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