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장남 ‘초호화 결혼식’에 수억원…왜 푸틴 측근이 냈나? [월드픽]

김유민 기자
김유민 기자
수정 2026-09-15 11:11
입력 2026-09-15 10:54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와 그의 배우자 베티나 앤더슨.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러시아 신흥 재벌에게 수억원대 결혼식 피로연 비용을 지원받은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해당 인사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미국 비영리 탐사보도 매체 프로퍼블리카는 14일(현지시간) 러시아 사업가 우마르 크렘레프가 지난 5월 열린 트럼프 주니어와 베티나 앤더슨의 결혼식 피로연 비용 중 수십만 달러를 부담했다고 보도했다.


결혼식과 피로연은 카리브해 섬나라 바하마의 초호화 개인 소유 섬에서 사흘간 열렸다. 크렘레프는 섬 임대료와 불꽃놀이 비용 등을 대신 낸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섬의 임대료는 하루 약 10만 달러(약 1억 3500만원), 불꽃놀이 비용은 7만 달러(약 9500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비용은 국제복싱협회(IBA)가 금융 거래에 사용하는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소재 계열 법인에서 지급됐다.

크렘레프는 푸틴 대통령과 가까운 러시아 사업가이자 IBA 회장이다. 푸틴 대통령과의 친분을 바탕으로 러시아 국영 복권 사업을 따내고 러시아 최대 자동차 판매 대리점 업체의 경영권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IBA는 러시아 국영 에너지 기업 가즈프롬을 후원사로 선정하는 등 친러시아 행보를 보여 논란을 빚었다. 이후 국제올림픽위원회(IOC)로부터 국제경기연맹 지위를 박탈당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크렘레프는 트럼프 주니어의 결혼식에 참석하기 전 푸틴 대통령에게 훈장을 받았으며 푸틴 대통령의 중국 방문 수행단에도 포함됐다. 결혼식과 피로연에는 크렘레프를 비롯한 러시아 인사 여러 명이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앤더슨은 부부의 소셜미디어(SNS) 계정을 통해 “한 친구가 보내준 지극히 관대한 결혼 선물이었다”며 “당시에도 지금도 무척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사실상 크렘레프가 피로연 비용을 부담했다는 보도를 인정한 것이다.

프로퍼블리카는 “푸틴의 측근 중 한 명이 미국 대통령의 아들에게 재정적 지원을 제공하며 트럼프 가족과 친밀한 관계를 맺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가안보 전문가들도 크렘레프가 거액을 부담하면서까지 트럼프 대통령 가족과 관계를 구축하려는 이유를 따져 봐야 한다고 우려했다.

전직 미 연방수사국 고위 방첩 당국자인 프랭크 몬토야는 “내가 당신의 결혼식 비용을 대준다면 언젠가 나에게 무언가를 갚아야 할 것”이라며 “대통령의 아들에게는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1기 백악관 국가안보회의에서 방첩 국장을 지낸 홀든 트리플렛도 러시아 정보기관이 미국 당국자와 그 가족에게 접근해 관계를 형성하려는 것은 흔한 일이라며 “돈은 접근권을 얻기 위해 효과가 검증된 수단”이라고 말했다.

김유민 기자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