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반칙·특권 얼룩진 용혜인 사퇴… 위성정당 이대론 안 된다
수정 2026-09-14 00:41
입력 2026-09-13 23:45
연합뉴스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어제 후보직에서 스스로 물러났다. 지명 14일 만이다. 용 후보자는 “더불어민주당으로부터 결단해 달라는 의사를 전달받았다”면서 “여당도 우려를 표하는 상황에서 장관직을 수행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두 차례 연속 비례대표로 의원 배지를 단 용 후보자는 반칙과 특권, 공정성 논란에도 불구하고 장관직과 의원직 모두 고수하겠다며 버텼다. 이에 여론 악화로 민주당 내부에서도 비판과 우려가 커지던 상황이었다. 지난 11일 발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대통령 지지율은 30%대로 떨어졌고, 용 후보자의 인선이 부적합하다는 의견은 61%나 됐다. 악화 여론을 수습하기 어려워지자 결국 여당이 자진사퇴를 권유한 것으로 보인다.
용 후보자는 자신에게 제기된 각종 의혹과 논란에 대해 국민에게 사과하기는커녕 끝까지 책임을 회피하는 태도로 일관했다. “떳떳하지 않은 것이 없다”며 사실 확인 없이 야당과 언론이 악의적인 왜곡 보도를 했다고 화살을 돌렸다. 의원과 장관의 겸직이 법적으로 허용된다는 점만 되풀이할 뿐 국민이 왜 이를 납득하기 어려운지에 대한 성찰은 조금도 보이지 않았다. 민의를 대변해야 할 국회의원으로서 합당한 자세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이번 사태는 용 후보자 개인의 거취가 일단락된 것으로 끝낼 수 없는 문제다. 위성정당 정치가 낳은 근원적 폐해를 집약적으로 드러낸 사건이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정당 득표율과 의석 배분의 비례성을 높여 거대 양당 중심의 정치 구도를 완화하고, 소수정당의 원내 진입을 넓히기 위해 도입됐다. 그러나 거대 정당들이 비례 의석 확보를 위해 별도 정당, 이른바 위성정당을 만드는 정치적 편법을 쓰면서 제도의 취지는 시작부터 심각하게 훼손됐다. ‘꼼수 위성정당’이 다시 등장하지 않도록 다음 총선 전에 여야는 관련 선거법을 반드시 손질해야 한다.
2026-09-14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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