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군부 핵심’ 정호용 사망… 끝내 5·18 사죄는 없었다

김헌주 기자
수정 2026-09-13 23:45
입력 2026-09-13 23:45
유혈 진압 등 증언할 마지막 인물
5·18 단체 “잘못은 묻힐 수 없어”
신군부 ‘핵심 5인’ 중 마지막 생존자였던 정호용 전 국방부 장관이 13일 사망한 것으로 파악됐다. 94세.
육군사관학교 11기인 정 전 장관은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 이희성 전 육군참모총장 겸 계엄사령관, 황영시 전 육군참모차장과 함께 신군부 중요 인물 5인으로 꼽혔다. 1979년 12·12 군사반란에 가담했고, 반란 다음 날 육군 특전사령관에 임명됐다. 이후 육군참모총장까지 오르고 대장으로 예편한 뒤 전두환 정권 말기인 1987년 내무부 장관, 국방부 장관을 차례로 지냈다.
정 전 장관은 12·12 군사반란 및 5·18 민주화운동 진압 가담 등의 혐의로 1997년 징역 7년을 확정받았다. 기소 당시 혐의는 내란중요임무종사, 내란목적살인, 반란중요임무종사,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방조) 등이었다.
5·18 민주화운동 당시 특전사령관이었던 정 전 장관은 항쟁 기간 최소 네 차례 광주를 방문한 것으로 나타났다. 1980년 5월 27일 계엄군의 전남도청 재진입 작전을 지원한 책임도 후일 대법원에서 인정됐다.
1988년 민주정의당(민정당) 소속으로 13대 국회의원(대구 서구갑)에 당선됐으나 이듬해 12월 5공 청산 여론 속에서 의원직을 사퇴했다. 이후 1992년 14대 총선에서 같은 지역구에 무소속으로 다시 출마해 당선됐다. 정 전 장관이 당시 진압에 대한 사죄나 진실 규명에 대한 협조 없이 사망하면서 5·18 유혈 진압의 진상을 밝혀내기는 더 힘들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고재대 5·18기념재단 사무처장은 언론에 “5·18 책임자이자 옛 전남도청 진입 작전으로 유죄 판결을 받은 정 전 장관이 사죄 없이 떠난 데 대해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양재혁 5·18 유족회 회장은 “정 전 장관이 세상을 떠났다고 해서 당시의 잘못까지 묻힐 수는 없다”고 했다.
정 전 장관 빈소는 수원 아주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것으로 전해졌다.
김헌주 기자
2026-09-14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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