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작은 교류부터 다시 시작해야”
이주원 기자
수정 2026-09-13 23:44
입력 2026-09-13 23:44
北선수 만나 본 청년들의 소망
최민아 “벽 허물어지면 쉽게 통해”박지환 “스포츠 통해 거리감 좁혀”
‘평화바람주간’서 체육 교류 강조
통일부 제공
“대화가 막혀 있을 뿐이지, 한번 벽이 허물어지면 쉽게 통할 수 있다는 걸 전해 주고 싶었어요.”
최민아(23)씨는 지난 11일 서울 종로구 남북회담본부에서 열린 ‘2026 평화바람주간’을 계기로 진행된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행사 참여 이유를 이같이 말했다. 이날 회담본부에서는 2030세대 청년 50여명이 각자가 생각하고 경험한 평화에 관해 생각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특히 현역 축구선수인 최씨와 박지환(23)씨가 참석해 과거 북한 선수들과 함께 생활했던 경험을 풀어냈다. 이들은 참석자 가운데 유일하게 남북 교류 경험이 있었다.
이들은 15세였던 2018년 8월 평양에서 개최된 제4회 아리스포츠컵 국제 유소년(U-15) 축구대회에 참가했다. 당시 경험은 평소 깊이 생각하지 않았던 ‘평화’라는 주제를 직접 고민하는 계기가 됐기 때문에 특별한 경험으로 남았다.
최씨는 “북한 선수들과 얘기를 나눠 보니 그들도 ‘김밥’을 좋아하는 등 우리와 똑같은 관심사를 가진 소녀들이라는 것을 느꼈다”며 “마지막으로 인사를 하며 ‘우리 꼭 통일해서 다시 보자’고 했던 말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고 전했다.
박씨도 “축구 전술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자연스럽게 친해졌고 북한 팀 주장과도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며 “스포츠를 통해 서로의 거리감을 좁힐 수 있었다”고 말했다.
스포츠는 남북이 정치적 부담을 덜고 교류할 수 있는 통로다. 하지만 남북대화가 끊기며 스포츠 교류마저 크게 줄어들었다. 아리스포츠컵은 남북체육교류협회 주관으로 2014년부터 다섯 차례 열렸지만 2018년을 마지막으로 중단된 상태다. 이들은 자신들이 느꼈던 ‘평화’라는 감정을 지금의 청소년들이 경험할 기회가 줄어든 게 아쉽다고 입을 모았다.
최씨가 속한 화천 국민체육진흥공단 여자축구단은 오는 11월 북한 4·25체육단과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챔피언스리그(AWCL) 본선에서 맞대결을 펼친다. 스포츠를 통한 남북 만남의 기회가 그래도 남아 있다는 점에서 다행이라고 느낀다. 최씨는 “평화는 단순히 전쟁이 일어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이해하고 직접 만나면서 편견과 거리감을 줄여 가는 것”이라며 “앞으로 남북한이 스포츠나 음악 같은 작은 교류부터 다시 시작해 서로를 알아 갈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박씨도 “한 발짝이라도 먼저 다가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그렇게 계속 가까워지다 보면 언젠가는 통일로도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주원 기자
2026-09-14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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