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만에 다시 AG 金 겨눈 여서정 “후회 없는 경기할게요”

류재민 기자
류재민 기자
수정 2026-09-11 01:07
입력 2026-09-11 00:37

8년 전 막내, 이번엔 주장으로 출전

16세 때 AG 金 딴 ‘기계체조 간판’
여자 체조 첫 올림픽 메달리스트
파리 올림픽 때는 어깨 탈구로 7위
6월 아시아선수권 금메달로 부활
“깨끗한 자세·깔끔한 착지 승부수”
기계체조 국가대표 여서정이 지난 3일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훈련을 마치고 서울신문과 만나 도마 옆에 서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8년 전 막내가 이제는 어엿한 주장이 됐다. 처음 출전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이름을 알렸지만 이후 부상과 좌절의 시간도 겪었다. 한층 성숙해진 여서정(24·제천시청)은 이제 스스로에게 조금의 후회도 남지 않는 경기를 꿈꾸며 두 번째 아시안게임에 나선다.

지난 3일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만난 여서정은 “8년 만에 출전하는 아시안게임이라 부담도 조금 있지만 기대가 더 크다”면서 “자카르타 때는 막내로 출전해서 언니들 따라서 했는데 이번에는 주장으로 나가게 되면서 책임감이 더 무거워졌다”고 소감을 전했다.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 정상에 올랐던 여서정은 지난 8년간 한국 체조의 간판으로 굵직한 족적을 남겼다. 2020 도쿄 올림픽 동메달로 한국 여자 체조 최초의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됐고, 2023 세계선수권 동메달로 국제 경쟁력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부녀 금메달리스트’로서 아버지와 관련해 따라붙던 ‘여홍철의 딸’이라는 수식어는 ‘여서정의 아버지’로 바뀌기도 했다.

하지만 시련도 잇따랐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코로나19로 1년 연기되면서 출전을 포기하고 2024 파리 올림픽에 집중했지만, 결선을 앞두고 어깨가 탈구돼 7위에 그쳤다. 이후 수술과 긴 재활 시간을 견뎌야 했다. 여서정은 “수술한 부위가 두 군데여서 재활이 길었다”면서 “지금은 수술한 부위를 집중 관리하며 대회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된 시간을 딛고 일어선 여서정은 지난 6월 중국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화려하게 부활했다.

훈련을 진행하며 비상하고 있는 여서정.




여서정의 주 종목인 도마는 도움닫기부터 손짚기, 공중회전, 착지까지 불과 몇 초 만에 승부가 갈린다. 짧은 순간에 수년간의 훈련이 압축돼 메달 색깔이 결정된다. 최근 여서정이 가장 집중하고 있는 부분은 ‘기구 적응’과 ‘착지’다. 아시안게임 때 쓰이는 기구가 새것이라 기존에 쓰는 것보다 딱딱하기 때문에 특히 신경 쓰고 있다. 여서정은 “어릴 때보다 노련미도 생겼고 착지도 더 깔끔하게 잘할 수 있게 된 것 같다”라면서 “깨끗한 자세와 깔끔하게 착지를 하는 게 이번 아시안게임의 승부수”라고 강조했다. 이날 훈련 과정에서도 여서정은 코치의 도움을 받아 착지 자세를 가다듬는 등 완벽한 마무리를 위해 신경 쓰는 모습을 보였다.

금메달을 위해서는 북한의 안창옥(23)을 넘어야 한다. 안창옥은 항저우 대회 도마 금메달을 딴 강자다. 파리 올림픽에서 4위를 기록하며 여서정보다 앞섰다. 그러나 6월 아시아선수권에서는 여서정이 14.349점을 기록해 13.949점을 얻은 안창옥을 따돌리고 시상대 맨 위에 섰다.

올림픽에서의 경험은 여서정을 더 단단하게 했고, 아시아선수권의 결과는 자신감을 되찾는 계기가 됐다. 8년 전 금메달이 여서정의 이름을 세상에 알렸다면 지금은 스스로에게 후회 없는 경기를 남기고 싶은 마음이 크다. 여서정은 “아시아선수권처럼 연기를 펼친다면 충분히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상대를 의식하는 대신 내 것을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메달 욕심은 있지만 그것보다도 스스로에게 후회 없는 경기를 하고 싶다”고 다짐했다.

글·사진 진천 류재민 기자
2026-09-11 B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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