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다하다 매표 전략… 트럼프 “5000불 줄게 찍어줘”

임주형 기자
임주형 기자
수정 2026-09-11 00:15
입력 2026-09-11 00:15

중간선거 전대서 황당 공약 발표

“공화 상·하원 모두 이기면 배당금”
총 1조 달러 넘어 실현 가능성 의문

접전지 후보 불참… 곳곳 빈자리도
법무장관 지지엔 정치적 중립 논란
“투표용지에 트럼프 있다 생각하라” 9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열린 공화당 중간선거 전당대회에 참석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무대 위에서 지지자들을 향해 손짓하고 있다.
댈러스 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11월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상·하원에서 모두 이기면 미국 성인에게 1인당 5000달러(약 670만원)를 지급하겠다는 ‘깜짝 공약’을 내걸었다. 국정 지지율 하락으로 중간선거 패배 우려가 커지자 사실상 매표 행위에 나섰다는 지적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텍사스주 댈러스 아메리칸항공센터에서 열린 공화당 중간선거 전당대회 연설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공화당이 승리하면 여러분도 우리와 함께 승리하는 것이고, 5000달러를 받게 될 것”이라며 “이는 ‘트럼프 배당금’이라고 불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급 조건은 반드시 미국 내에서 사용하는 것이며, 캐나다나 중국, 독일 등으로 유출되는 것은 원치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성공한 기업이 주주들에게 현금을 배당하는 것과 아주 비슷한 방식”이라며 “이것이 나의 약속”이라고 부연했다.


예고에 없던 ‘현금 살포’ 공약이 발표되자 미국 언론들은 실현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배당금’에 대해 백악관이 자세한 설명을 내놓지 못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말대로라면 배당금 총액은 1조 달러가 넘어 국가 부채를 폭증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에서 “대통령 역사상 가장 위대한 2년을 마무리했다” “중간선거 투표용지에 내가 있는 것처럼 투표해 달라”며 선거 중심에 자신을 내세웠다. 그는 “미국의 미래를 급진 좌파 민주당원에게 넘겨준다면 앞으로 10년의 시간을 미국을 회복하는 데 보내야 하지만, 공화당에 투표한다면 우리는 앞으로 수 세대 동안 세계를 앞서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란 전쟁도 연설 소재로 등장했다. 전쟁의 당위성을 설파한 그는 “우리는 (지난해 지하 핵시설 폭격을) 다시 해야 할 수도 있다. ‘곡괭이산’으로 불리는 또 다른 곳이 있다”며 거듭 이란 핵시설 폭격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번 전당대회는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중간선거를 앞두고 개최돼 이틀간 진행된다. 지지층 결집과 ‘컨벤션 효과’를 노린 것이지만, 선거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미지수다. 사실상 ‘트럼프 단독 쇼’로 진행되면서 역효과를 우려한 접전지 후보들이 일부 불참했고, 하이라이트였던 트럼프 연설 시간에도 객석이 80%가량만 채워지는 등 흥행에는 실패했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튿날 폐회 연설에 다시 나서는 이번 전당대회에는 공화당 후보들과 현직 장관 등 100여명의 연사들이 무대에 올라 지지를 호소한다. 이날 토드 블랜치 법무장관도 지지 연설에 나섰는데,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할 법무부 수장이 공화당 행사에 등장한 것을 두고 민주당에서는 부적절한 처신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오바마 행정부에서 법무장관을 지낸 에릭 홀더는 “전례 없이 수치스럽다”며 “법무장관이 그 자리에 있어서는 안 된다”고 성토했다.

워싱턴 임주형 특파원
2026-09-11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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