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지 점검 마친 UAE 조사단 귀국
평양 조선중앙TV·연합뉴스
정부가 호르무즈 해협 파병 전력과 시기 등을 놓고 고심하는 가운데 해외 파병 부대의 운용과 지원을 총괄하는 군 고위 장성이 곧 청해부대 현지 점검에 나서는 것으로 파악됐다.
10일 서울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합동참모본부 군사지원본부장(중장)은 이달 말 청해부대의 기항지인 아프리카 지부티를 방문해 부대의 대비태세 등을 점검할 계획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11월 미 중간선거 전 파병 압박이 거세지는 가운데 정부는 여러 가지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현재 아덴만에서 임무 수행 중인 청해부대의 작전 반경을 넓혀 호르무즈로 파견하는 방안도 선택지 중 하나로 거론돼 왔다. 이런 가운데 파병 운용을 총괄하는 장성급이 청해부대 현지 점검에 나서는 것이다.
점검 기간에 지부티에 있는 다른 나라 군부대와 접촉이 있을지도 주목된다. 지부티는 파병을 압박하고 있는 미국뿐 아니라 다국적 공조체제를 주도하는 프랑스 군의 군사지원 및 기항 거점이기도 하다.
청해부대는 지난 5월 48진 왕건함이 파견돼 임무 수행 중이다. 특히 왕건함은 최근 중동 상황을 고려해 자폭드론 대응 능력 등 방호 능력을 대폭 강화한 상태다. 해군은 호르무즈 파병을 염두에 둔 조치는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지만 군 안팎에서는 파병 가능성을 고려한 조치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합참은 해외파병부대 현장지도 및 장병 격려를 위해 연례적으로 해외 출장을 실시해 왔다고 설명했다. 합참은 “호르무즈 해협 파병 검토와는 무관하다”며 “올해 이미 계획된 해외 출장은 현 상황을 고려해 실시 여부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여권 내에서도 파병 반대 여론이 강해 실제 파병이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청해부대의 주요 임무는 아덴만 지역에서의 우리 국민 보호다. 이에 따라 다른 해역으로 이동해 작전을 수행하려면 신규 파병과 마찬가지로 국회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한편 지난 주말 아랍에미리트(UAE)로 출국한 현지조사단은 조사 활동을 마치고 이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정부가 호르무즈 파견 전력으로 해상초계기 P-8A 포세이돈 등을 검토해 온 만큼 현지에서 초계기 운용에 필요한 기지·정비·보급 여건 등을 살펴봤을 것으로 보인다.
조사단의 활동 내용은 조만간 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 보고될 전망이다. 다만 국방부는 이번 조사가 곧 파병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이두희 차관은 “파병을 전제로 한다거나 파병을 준비한다기보다, 전반적 상황을 평가하고 검토하기 위한 단계라고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이광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2003년 당시 이라크 파병과 현재 호르무즈 해협 파병의 차이점은 국제사회가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는 게 가장 큰 특징”이라며 “매우 신중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육군 대장 출신 김병주 의원은 “중동 전쟁은 명분이 없는 전쟁이기 때문에 미국이 (파병을) 요구한다고 해서 우리가 끌려 들어가서는 안 된다고 본다”며 “지금까지 중심 잡고 잘하고 계시는데 신중에 신중을 기해 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이기헌 의원은 “파병을 했다고 해서 지금 현안에 대해 일방적으로 양보하는 미국은 없다. 오판해서는 안 된다”며 “동맹이라고 해서 명분 없는 전쟁까지 함께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성숙 국무총리는 “현재까지 구체적인 실질적 기여 방안에 대해 결정된 바가 없다”며 “항행의 자유나 호르무즈 해협에서 확보하는 원유, 글로벌 공급망 측면에서 중요성이 있기에 다각도로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주원·반영윤 기자
2026-09-11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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