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복 입찰 관리 강화됐지만… 일부 지역 ‘초저가 경쟁’ 여전

수정 2026-09-11 10:00
입력 2026-09-11 10:00

정부 교복시장 점검 이후에도 낮은 낙찰률 사례 이어져
일부 지역 초저가 낙찰 지속… 낙찰 이후 계약 이행까지 살펴봐야

올해 초 정부가 교복 가격과 유통구조 전반에 대한 대대적인 점검에 나선 이후 교복 시장을 둘러싼 관리·감독도 한층 강화됐다.

교육부와 관계부처는 전국 중·고등학교를 대상으로 교복 가격 및 선정 업체에 관한 전반적인 실태조사에 착수하는 동시에 학교주관구매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개선 작업에 돌입했다. 이와 발맞추어 공정거래위원회 또한 교복 입찰 과정에서 발생한 담합 행위를 뿌리 뽑기 위해 전국적인 규모의 강도 높은 조사와 제재 절차를 본격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실제 지난 3월에는 광주 지역 중·고등학교 교복 구매 입찰에서 낙찰예정자와 투찰가격 등을 사전에 합의한 27개 사업자에 총 3억 2100만원의 과징금이 부과됐다. 공정위에 따르면 2010년 이후 전국에서 제재한 교복 입찰 담합은 47건에 달한다.


정부의 대대적인 점검 이후 교복업계에서도 입찰을 둘러싼 경계감은 이전보다 높아졌다. 그렇다면 실제 학교주관구매 현장의 가격 경쟁도 달라졌을까.

Open AI ChatGPT를 활용한 AI 생성 이미지


최근 진행되고 있는 2027학년도 교복 학교주관구매 입찰을 보면 반드시 그렇다고 단정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충남 아산 지역의 한 학교에서는 교복 기초금액 대비 약 39% 수준인 13만 6000원에 낙찰된 사례도 나타났다. 정상적인 경쟁입찰을 통해 결정된 가격이라면 낮은 낙찰가격 자체를 문제라고 볼 수는 없다.



다만 학생 수 감소와 각종 운영비 상승으로 정상적인 가격에 판매해도 경영 부담이 커지는 교복 시장의 현실과 달리, 일부 지역에서는 기초금액의 절반에도 미치지 않는 초저가 경쟁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은 눈여겨볼 부분이다.

실제 2023년 광주 지역 교복 입찰 담합 사건에서도 재판부는 주요 브랜드 본사가 대리점에 시장점유율 유지를 요구하고, 일부 대리점의 저가 입찰 손실을 보전하며 경쟁에 영향을 미쳤다고 언급했다. 현재의 초저가 낙찰 역시 단순히 가격만 볼 것이 아니라, 이러한 경쟁이 가능한 배경까지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특히 중요한 것은 ‘낙찰 이후’다. 학교주관구매는 계약된 기본 교복을 학생들에게 납품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성장이나 훼손 등으로 학생이 품목을 추가로 구매하는 경우가 발생하기 때문에 계약 기간 동안 추가 구매가 가능해야 하며, 입찰 당시 정해진 품목별 가격과 계약조건이 실제 판매 과정에서도 제대로 적용되는지가 중요하다.

다만 업계에서는 지나치게 낮은 가격에 낙찰된 일부 사례의 경우, 최초 계약 물량을 납품한 이후의 추가 구매가 원활하게 연계되지 않는 한계가 존재한다고 지적한다. 초저가로 학교 납품권을 따낸 뒤 동일한 조건으로 후속 판매를 이어가야 하는 구조는 대리점의 재정적 손실 부담을 가중시킬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더욱이 계약서상에 추가 구매 조건이 명시되어 있더라도, 학교 측이 계약 체결 이후 개별 학생들의 실제 구매 과정을 일일이 추적하고 관리하기란 현실적으로 어렵다. 이로 인해 최초 납품 이후 학부모와 학생들이 원활하게 추가 구매를 할 수 있는지, 그리고 약정된 품목별 가격이 현장에서 제대로 적용되는지 여부를 두고 관리의 사각지대가 발생할 우려가 상존한다.

이는 초저가 낙찰을 단순히 ‘교복 가격이 낮아졌다’는 결과만으로 평가하기 어려운 이유이기도 하다. 낮은 가격은 학생과 학부모에게 분명 긍정적이다. 그러나 그 가격이 정상적이고 지속 가능한 경쟁을 통해 형성됐는지, 최초 납품뿐 아니라 추가 구매와 사후서비스까지 계약조건대로 이어지고 있는지가 함께 확인돼야 실질적인 가격 인하 효과를 판단할 수 있다.

올해 정부의 교복 시장 점검 이후 조사와 제재는 크게 강화됐다. 이제는 ‘얼마에 낙찰됐는가’뿐 아니라 ‘어떤 경쟁을 통해 그 가격이 만들어졌고, 계약 이후에도 그 가격과 조건이 지켜지고 있는가’까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교복 가격 안정이라는 정책의 효과가 단순한 낙찰률 하락에 머무르지 않고 학생과 학부모가 실제 체감하는 혜택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초저가 낙찰의 배경부터 추가 구매와 계약 이행 여부까지 확인할 수 있는 관리방안도 함께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류정임 리포터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