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관세로 제 발등 찍더니… 트럼프, 전당대회로 ‘판세 뒤집기’

조희선 기자
수정 2026-09-10 00:41
입력 2026-09-09 18:03
중간선거 패배 위기에 이례적 전대
휘발유 4달러 돌파 등 역대급 물가캐나다 보복관세는 경합주 정조준
행사 기조·폐회 연설 등 모두 나서
세간 이목 끄는 쇼로 부진 정면돌파
댈러스 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치적 명운이 걸린 중간선거(11월 3일)가 두 달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대외 정세 악화와 고물가가 여당의 선거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집권 공화당의 패배 우려가 커지자 트럼프 대통령은 중간선거를 앞두고 이례적인 전당대회를 개최하며 판세 뒤집기에 나섰다.
이번 중간선거는 결과에 따라 트럼프 집권 2기 후반부의 향방을 가를 중대한 분수령이다. 하지만 6개월 넘게 이어지는 중동 전쟁과 캐나다와의 무역 분쟁이 촉발한 새로운 관세 전쟁 등 트럼프 행정부를 둘러싼 대외 여건은 악재의 연속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중동 전쟁 여파로 치솟은 유가는 중간선거의 최대 변수로 꼽힌다. 노동절인 7일(현지시간) 기준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4.15달러를 기록하며 소비자들의 심리적 마지노선인 ‘갤런당 4달러’를 돌파했다. 노동절 연휴 기간에 휘발유 가격이 4달러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반기로 갈수록 중동 정세가 안정되고 유가도 하락할 것이라는 당초 기대와는 정반대로 흘러가는 형국이다.
북미 무역 전쟁 격화에 따라 8일부터 시작된 캐나다의 대미 보복 관세도 트럼프 대통령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우려된다. 캐나다 정부는 이날부터 280억 캐나다 달러(약 26조 8000억원) 규모의 미국산 수입품 700여개에 15~50%의 보복관세를 부과했다. 특히 이번 조치는 위스콘신주와 메인주 등 중간선거 경합주에 타격을 주도록 ‘표적 설계’됐다는 점이 주목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캐나다와 교역량이 가장 많은 지역은 북쪽 국경을 따라 위치한 주들”이라며 “이들 지역의 수출품 중 일부에 새로운 관세가 부과되면서 철강과 알루미늄, 유제품, 오토바이, 농기계 등이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맞서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캐나다산 유제품과 주류, 오토바이 등에 대해 오는 29일부터 수입을 금지하는 포고문에 서명했다. 양국의 정면충돌로 북미 무역 전쟁은 중간선거 전까지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공화당은 9~10일 이례적인 중간선거 전당대회를 개최하고 본격적인 유세전에 돌입한다. 대선이 아닌 중간선거를 앞두고 전당대회가 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틀간 열리는 이번 행사에 핵심 연사로 참석해 기조·폐회 연설에 모두 나선다. 이는 트럼프 본인이 이번 중간선거의 ‘간판’으로 직접 나서겠다는 선언이나 다름없다. 로이터 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낮은 지지율에도 불구하고 세간의 이목을 끄는 쇼를 통해 중간선거 패배의 흐름을 뒤집으려는 도박을 걸었다”고 보도했다.
조희선 기자
2026-09-10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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