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만나기 전 우군 확보…시진핑 숨가쁜 외교 공세

윤창수 기자
윤창수 기자
수정 2026-09-08 16:01
입력 2026-09-08 16:01

방미 앞둔 시진핑 ‘릴레이 순방’
비슈케크·카이로 거쳐 뉴델리

지난 1일 키르기스스탄 수도 비슈케크에서 열린 2026년 상하이협력기구(CO) 정상회의에서 시진핑(왼쪽 두번째) 중국 국가주석이 마수드 페제시키안(왼쪽) 이란 대통령과 대화하고 있다. 오른쪽은 왕이 중국 외교부장. 엑스 캡처


오는 24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리는 미중정상회담을 앞두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외교 행보가 숨가쁘다.

시 주석의 올해 상반기 해외순방은 7년 만에 방문한 북한이 유일했으며 대신 베이징 안방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포함한 20여명의 세계 정상을 맞았다.


하반기 들어 지난달 30일부터 1일까지 키르기스스탄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 이어 2~3일 이집트를 국빈 방문했다.

오는 11~13일 인도에서 개최되는 브릭스(BRICS) 정상회의까지 참석한 뒤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는 시 주석의 ‘릴레이 순방’은 방미 전에 최대한 글로벌 우군을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8일 사설에서 “시 주석의 외교 공세는 유라시아와 중동·아프리카 대륙에 걸쳐 미국 제일주의에 맞서는 다극화된 세계 질서를 촉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1일 키르기스스탄 수도 비슈케크에서 열린 2026년 상하이협력기구(CO) 정상회의에서 시진핑(오른쪽) 중국 국가주석이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과 인사하고 있다. 엑스 캡처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시 주석의 중앙아시아 및 중동 순방에 대해 “평등하고 공정한 다극화된 세계”를 위한 개혁방안을 내놓았다고 평가했다.

SCO 회원국은 공동 선언문을 통해 미국과 전쟁 중인 이란의 평화로운 핵 활용 권리를 옹호하며, 군사 공격을 규탄했다.

하지만 시 주석은 SCO에 참가한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과 정식 양자 회담을 갖지 않고, 짧은 약식 대화만 나눠 신중하게 조율된 행보를 보였다.

두 정상이 서서 나눈 대화 장면을 대대적으로 보도한 이란 언론과 달리 중국 언론은 만남 사실조차 알리지 않았다.

지난해 중국 톈진에서 열린 SCO를 두고 트럼프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함께 한 시 주석의 사진을 올리고 “인도와 러시아를 가장 깊고 어두운 중국에게 빼앗긴 것 같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2025년 중국 톈진에서 열린 상하이정상회의(SCO)에서 블라디미르 푸틴(왼쪽부터) 러시아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함께 하고 있다. 트루스소셜 캡처


시 주석은 2020년 국경 충돌 이후 처음으로 글로벌 사우스(약 120개 개발도상국) 중심의 신흥국 모임인 브릭스 참석을 위해 인도를 방문한다.

지난달 말 중국과 인도는 25차 국경 문제 회의를 열고 군사 핫라인 설치 등에 합의했다.

이번 브릭스 정상회의에서 SCO처럼 이란 전쟁에 대한 공통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올지는 미지수다.

중앙아시아와 러시아, 인도, 이란 등이 가입한 SCO 회원국은 10개국이지만, 브릭스에는 이란뿐 아니라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같은 중동 국가도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2기 집권 이후 중국에 대한 국제적 호감이 크게 상승한 가운데 이번 미중 정상회담에서 시 주석은 글로벌 사우스의 지도자로 트럼프 대통령과의 협상 테이블에 설 전망이다.

중국은 정상 외교 관례에 따라 브릭스와 방미 일정을 아직 발표하지 않았지만, 지난 5월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방문 때와 마찬가지로 대규모 경제사절단이 동행할 예정이다.

윤창수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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