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문화재단, 38년 만에 미술관 문 닫고 클래식에 집중

최여경 기자
수정 2026-09-07 00:54
입력 2026-09-07 00:54
내년 7월 끝으로 미술 사업 종료
조성진 등 발굴한 음악 분야 지원
금호미술관이 내년 7월 전시를 끝으로 문을 닫는다. 1989년 서울 종로구 관훈동 금호갤러리로 출발한 지 38년 만이다. 금호문화재단은 “사업 역량을 집중해 문화예술 지원을 지속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6일 설명했다. 예정된 전시와 프로그램은 그대로 진행한다. 소장품과 아카이브 보존·관리 방식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금호미술관은 한국 현대미술의 저변을 다져왔다. 스페인 대표 화가 ‘호안 미로 전’을 비롯해 ‘80년대 형상미술’, ‘한국모더니즘의 전개’ 같은 기획전으로 동시대 미술의 지형을 짚었다. 1996년 사간동 현재 자리로 옮겼고, 2008년부터 디자인·건축까지 영역을 넓혔다. 코로나 팬데믹 때인 2020년 김보희 작가의 개인전 ‘투워즈(Towards)’는 긴 줄을 서서 관람하는 이례적인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2004년 시작한 공모 ‘금호영아티스트’, 2005년 경기 이천에 세운 금호창작스튜디오 등 신진 작가들에게 길을 열어준 것도 금호미술관의 큰 성과였다.
그러나 2019년 금호아시아나그룹이 경영난에 빠지며 개관 때부터 미술관을 이끈 박강자 관장이 물러났고, 관장 자리는 이후 줄곧 비어 있었다. 2020년 그룹이 사실상 해체되고 이듬해 재단 이름에서 ‘아시아나’가 빠지는 사이 조직이 축소됐고, 2020년부터 5년 연속 적자를 보였다.
재단은 미술 분야를 닫고 음악 분야에 집중할 예정이다. 금호영재콘서트와 금호악기은행, 금호솔로이스츠, 금호매니지먼트스쿨을 축으로 성장 단계에 맞춘 지원을 잇는다. 조성진·손열음·임윤찬·양인모·김태한 등 한국 클래식의 주축들이 이 무대에서 출발한 이력이 ‘선택과 집중’의 근거가 됐다.
최여경 선임기자
2026-09-07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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