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체·브로커 113억 내부 정보 공유… 김승원 청탁 연결고리는 단정 못 해

하종민 기자
수정 2026-09-07 01:31
입력 2026-09-07 00:50

제넨셀 대표 공소장·1심 판결 분석

檢, 브로커 회사에 6억 투자금 의심
재판부, 알선 대가성은 없다고 판단
재수사 가능성 있지만 시간 걸릴 듯
김승원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3일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을 향해 각오를 말하고 있다. 2026.9.3.
연합뉴스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이른바 ‘신약 청탁’ 의혹과 관련해 당시 임상시험 승인을 추진했던 업체 측과 브로커 양모씨와의 사이에 수백원대 주식 매각 등 사적 이해관계가 얽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김 후보자는 해당 의혹으로 이미 2024년 검찰의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으나, 새로운 증거가 확보될 경우 경찰 수사가 재개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당장 재수사가 이뤄지긴 어려울 거란 관측이다.

6일 서울신문이 입수한 제넨셀 대표 강모씨에 대한 공소장 및 1심 판결문에 따르면 강씨는 지난 2021년 10월 19일 세종메디칼이 약 113억원을 투자해 제넨셀 최대주주가 되는 내용의 비공개 정보를 양씨와 공유했다. 계약 다음 날인 20일에는 양씨에게 “저기(세종메디칼) 주워 담아. 곧 올라”라는 문자를 보내 주식 매수도 권유했다.


강씨는 같은해 12월 양씨가 운영하던 화장품 회사에 6억원을 투자하기도 했다. 검찰은 양씨가 김 후보자에게 임상시험 승인을 청탁해 준 덕분에 성공적으로 기업을 매각할 수 있었던 만큼 그에 대한 대가라고 의심했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두 사람이 이전부터 사업상 이해관계를 공유하고 투자 방안을 논의해왔다는 점에서 청탁 또는 알선 명목의 투자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김 후보자가 양씨의 이같은 관여 정도를 어디까지 알고 있었는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실제로 김 후보자도 임상시험 승인이 투자 유치와 관련된 내용임은 어느 정도 인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검찰은 김 후보자가 내부 정보를 이용해 재산상 이익을 얻지 않았고, 식약처에 제넨셀 특혜를 제공해 달라는 취지로 요청한 바가 없다는 점 등을 들어 기소유예 처분했다.

기소유예는 혐의가 인정되지만 재판에는 넘기지 않는 처분이다. 원칙적으로 새로운 증거가 발견되면 김 후보자에 대한 재수사도 가능하다. 강씨 공소장에는 김 후보자가 양씨에게 ‘1인당 후원금이 최대 500만원이니 나중에 일이 잘 되면 그렇게만 해주면 된다’는 취지로 말한 내용 등이 담겼다.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이미 김 후보자를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수사해달라는 고발장을 서울경찰청에 제출했다.



그러나 김 후보자가 기소유예 결정을 취소해 달라는 헌법소원을 제기한 상태여서 재수사에 착수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수사기관으로서도 헌재 판단이 나오기 전 사건을 다시 처분하는 것은 부담이기 때문이다.

한 현직 검사는 “정치인 부패 사건의 경우 통상 엄격하게 처분하는 것과 비교하면 이례적”이라며 “다만 청탁의 대가로 투자가 이뤄졌다는 양씨 등의 배임 혐의에 대해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된 만큼 명확한 증거가 확보돼야 결론을 뒤집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종민 기자
2026-09-07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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