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신문 창간기획 ‘쉬었음 청년 추적기: 우리는 쉬지 않았습니다’ 취재를 위해 지난여름 만난 청년들은 막막함을 토로했다. 면접을 보고 난 뒤에 채용이 된 건지, 만약 안 됐다면 왜 안 된 건지 이유를 너무나 알고 싶다는 것이다. 면접 후 연락을 기다리다 기업에 문의를 했는데 ‘아직도 기다렸냐’는 답을 들은 취업 준비생은 “나를 사람으로 보지 않는 느낌이 들어 몇 달 동안 괴로웠다”고 했다. 기업이 지원자에게 합격 여부를 통보하지 않고 연락을 끊는 걸 일컫는 채용 고스팅(ghosting·연락 두절)이라는 말도 생겨났다.
서류전형과 면접에서 탈락한 이유를 몰라 답답해하는 청년도 많다. 합격 여부를 통보하지 않는 기업도 있는데, 불합격 사유를 알려 달라는 건 사치일 수 있다. 하지만 청년들에겐 절박한 바람이다. 스펙이 떨어지는 건지, 직무 역량이 부족한지, 대체 무엇을 보완해야 취업문을 통과할 수 있는지 알아야 개선할 수 있어서다. 왜 떨어지는지 모르면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 알 수 없고, 또 떨어질 것 같다는 불안감과 두려움에 빠진다.
청년 고용 절벽은 가파르다. 국가데이터처의 7월 고용동향을 보면 청년층(15~29세)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19만 1000명 줄어 2022년 11월 이후 45개월 연속 하락했다. 취업난은 국가적인 문제이고 산업, 교육 등 종합적이고 근본적인 정책을 세워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미시적인 대책들도 근본적인 해결책이 기본이 되어야 의미가 있다. 다만 청년들이 느끼는 답답함을 긁어 줄 방법도 고민해 봐야 한다. 몇 년 동안 응답 없는 취업의 문을 두드리는 청년들에게 오답 노트가 있다면 불안과 두려움이 줄어들지 않을까.
채용 절차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구인자는 구직자에게 채용 여부를 알려야 하고, 구직자가 채용 서류 반환을 청구하면 반환해야 한다. 그럼에도 ‘고스팅’이 사라지지 않는 이유는 처벌 규정이 없기 때문이다. 탈락의 이유를 구직자에게 설명하는 건 더 강제하기 어렵다. 기업 입장에서는 수천, 수만 명의 지원자에게 탈락 사유를 설명하려면 비용이 든다. 평가 기준을 두고 공정성 논란이나 분쟁이 이어질 수도 있다.
구직자와 기업 사이 간극을 메울 방법은 없을까. 일차적으로는 기업의 인식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처벌 규정이 없다 하더라도 최대한 채용 결과에 대해 알려야 한다. 탈락 사유에 대한 피드백도 방법을 찾아봤으면 한다. 기업이 직접적으로 이유를 공개하기 어렵다면, 공공 고용 센터나 대학일자리플러스센터가 지원자 데이터를 토대로 멘토링을 해 주는 방법도 고민해 볼 만하다. 공통적으로 등장하는 탈락 사유를 유형화해 제공하는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이를 위해선 고용 센터의 취업 컨설팅과 피드백을 내실화해야 한다. 다양한 청년들의 상황을 밀착 케어하는 사례관리도 필요하다. 공공 컨설팅과 개별 피드백의 질이 올라가면 수백만 원에 달하는 취업 사교육 비용도 절감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