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정책실장 사퇴, 정책 전반 점검하고 방향 다시 잡아야
수정 2026-09-02 00:59
입력 2026-09-02 00:10
실패한 정책들 과감히 인정, 손질해야
구체적 변화 체감돼야 민심 회복될 것
연합뉴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어제 전격 사퇴했다. 지난달 30일 개각에서 재정경제부, 국토교통부 장관이 교체됐을 때도 김 실장은 유임이었다. 이재명 정부의 주요 경제정책 기조는 유지되는 것으로 비쳐졌다. 그러나 대통령 지지율이 30%대로 떨어진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면서 민심 수습 차원의 정책실장 교체가 불가피했던 것으로 읽힌다.
김 실장은 대미 통상 협상과 반도체 산업 육성, 국내 자본시장 활성화 등 굵직한 경제정책을 진두지휘해 왔다. 그 과정에서 경제 불안을 가중시켰다는 비판을 피하지 못했다.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의 성급한 도입, 중과세 위주의 주택정책 등으로 금융시장 변동성과 부동산 정책에 대한 국민 불신을 키웠다는 책임론이다.
김 실장의 교체를 계기로 정부는 경제정책 기조를 재점검하고 필요한 것은 과감히 수정할 필요가 있다. 이재명 대통령도 어제 국무회의에서 “정부안이 언제나 옳은 것도 아니고, 완벽할 수도 없다”고 했다. “각 부처는 국민과 국회 지적, 그리고 대안을 대승적으로 검토하고 합당한 지적과 제안은 망설임 없이 반영해 달라”는 말도 했다.
정부는 비거주 1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 기본공제를 9억원으로 축소하려던 8·3 부동산 세제안을 수정, 현행 12억원을 유지하기로 했다. 부부 공동명의 비거주 주택 기본공제도 1인당 9억원에서 4억원으로 줄이려던 것을 6억원으로 축소폭을 완화했다. 종부세 세부담 상한율도 200%로 올리려다 현행 150%로 동결을 결정했다. 야당뿐만 아니라 여당 내에서도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해 지나치게 엄격한 세제개편안에 대한 우려가 커진 마당이다. 이런 현실을 반영한 조치로 보인다.
이 정도에 그쳐서는 안 된다. 국회에서 충분한 여야 협의를 거쳐 주택 실수요자들의 어려움을 덜어줄 수 있는 근본적 방안을 도출해야 한다. 세제개편안 수정 등에는 정부의 적극적인 협조가 무엇보다 필요하다. 국회에 공을 넘겼다고 팔짱을 낄 일이 아니라 최선의 방책을 도출하기까지 책임을 다해야 한다.
국민의힘은 김 실장의 사퇴를 실정(失政)과 8·30 개각에 포함된 일부 인사를 둘러싼 논란을 차단하는 ‘연막탄’이라고 주장한다. 같은 시각으로 지켜보고 있는 국민도 다수인 것이 사실이다.
이럴 때일수록 정부는 신발끈을 더 바짝 조여야 한다. 경제와 외교·안보 등 주요 정책 전반을 재점검하되 성과를 높일 수 있는 방향으로 정책들을 가다듬는 전환점으로 삼아야 한다. 몇 사람 얼굴 바꾸기가 아니라 정책의 변화와 개선을 체감할 수 있어야 비로소 민심은 회복될 수 있다.
2026-09-02 27면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