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버리지 책임… 靑 실장급 첫 사퇴
연합뉴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1일 전격 사퇴했다. 이재명 정부 청와대의 1기 실장급 인사 가운데 첫 사퇴다. 이재명 대통령의 지지율이 하락세를 면치 못하는 가운데 지난달 30일 2기 개각과 맞물려 이재명 정부의 경제 라인이 전면 재정비된 모습이다. 이에 따라 여론 전환을 위한 정책 방향 수정도 이뤄질지 주목된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이날 춘추관 브리핑에서 “김 실장이 어제(31일) 사의를 표명했다”며 “이에 이 대통령은 오늘 사표를 수리했다”고 밝혔다. 김 실장은 이날 오전 청와대 회의에 정상적으로 참여한 뒤 다른 참모들에게 고별인사를 했다. 김 실장은 정책실 직원들에게 건넨 작별 인사에서 “우리가 만든 결과가 자랑스럽다”며 “해야 할 일은 여전히 많지만, 이제는 제가 자리를 비우고 다음 사람들이 또 자기 몫을 해나갈 때라고 생각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김 실장은 이재명 정부 초대 정책실장으로 약 1년 3개월 동안 각종 경제 정책을 진두지휘해 왔다. 정부 출범 초기 맞닥뜨린 한미 통상 협상을 비롯해 3대 메가 프로젝트까지 각종 현안과 정책을 주도했다.
그럼에도 김 실장이 전격 사퇴한 것은 부동산 정책에 대한 비판 목소리와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도입으로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며 개인투자자들이 큰 피해를 보면서 악화된 여론이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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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청와대는 지난달 30일 개각에서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후보자, 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를 지명하는 등 경제정책 라인을 전면 교체하며 악화한 부동산 민심을 쇄신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다만 당시에 김 실장은 교체 명단에 들어가지 않았고, 또 이·홍 후보자가 각각 내부 발탁이라는 점 때문에 청와대가 기존 경제 정책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신호라는 해석이 나왔다.
하지만 다음 날인 31일 국정 지지율이 30%대로 하락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면서 청와대 내부에서는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김 실장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비경제부처 부별 결산 심사에도 불참하며 내부 회의를 했다고 한다.
이런 가운데 여론의 압박으로 부동산 세제 개편안까지 후퇴하면서 김 실장이 정부에 더이상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결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정책 집행 행위에 있어 원활한 동력을 제공하기 위해 참모가 바뀐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경제사령탑이던 김 실장이 물러나면서 정부 정책 기조에 변화가 생길지도 주목된다. 정부가 이날 발표한 부동산 세제 개편안이 초안보다 대폭 수정된 것도 여론의 향방을 보고 정책을 결정하겠다는 방침으로 해석된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정부안이 언제나 옳은 것도 아니고 또 완벽할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며 “각 부처는 국민과 국회의 지적, 그리고 대안들을 대승적으로 검토하고 합당한 지적과 제안이 있다면 망설임 없이 입법과 예산에 충실하게 반영해 주기 바란다”고 말하기도 했다.
여당의 요구 등을 반영해 부동산 세제 개편안이 수정되면서 앞으로 경제 정책과 관련해 여당의 영향력이 더 강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박성준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YTN에 출연해 “기본 정책 방향은 유지하되 부분적인 수정과 정책 전환은 필요하다는 생각은 누구나 한다”며 “중폭 개각을 넘어 참모진까지 교체함으로써 새로운 전환과 변화로 가겠다는 상징적 의미를 부여했다”고 했다.
김 실장의 경질을 강하게 요구해 온 야권은 “만시지탄”이라며 부동산과 자본시장 등에 대한 이 대통령의 실질적인 국정 기조 전환을 요구했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 후 “김 실장의 사퇴와 별개로 ETF 졸속 도입에 대해 국정조사 등 진상규명 조치가 필요하다”며 “레버리지 ETF 3인방 중 남은 두 명인 이억원 금융위원장과 이찬진 금융감독원장도 경질하라”고 요구했다.
김진아·손지은·반영윤 기자
2026-09-02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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