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밤 어디로 사라졌나”…장미란씨 ‘마지막 동선’ 따라가 보니 [숏다큐]

김종선 기자
김종선 기자
수정 2026-09-01 22:27
입력 2026-09-01 22:21
텍스트를 넘어 생생한 영상으로 뉴스 그 너머의 진실을 기록합니다. ‘숏다큐’에서 현장의 숨소리부터 사건의 전말까지, 깊이 있는 시선으로 담아낸 오늘의 이야기를 지금 시작합니다.




지난 8월 24일 제주에서 실종됐던 장미란씨가 104일 만에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장소는 장씨가 머물던 숙소에서 불과 5분 거리의 한 야자수농장.

장씨가 정확히 어떻게 숨졌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그렇다면 장씨는 그날 밤 어디로 향했던 걸까?

CCTV에 포착된 마지막 모습, 휴대전화의 마지막 신호가 확인된 한림항 일대, 그리고 장씨가 향했을 가능성이 거론된 편의점까지.



서울신문 취재진은 제주에 머물며 장씨의 마지막 동선을 직접 따라가 봤습니다.



먼저 장씨가 발견된 현장을 찾았습니다.

만약 장씨가 실종 초기부터 이곳에 있었다면 석 달 넘는 시간 동안 발견되지 않을 수 있었을까?

농장 주변에서 평생을 살았다는 주민을 만났습니다.



[허춘월/78/제주 한림읍 거주]

“여기서 정말 시체를 발견했다는 건 이건 있을 수가 없어요. 그 밭에 까만 비닐로 덮어졌는데 거기서, 쪽파에서 말려서 담아가도록 (시체) 냄새 전혀 안 나고.”

[기자]

“저기서 직접 작업도 하세요?”

[주민]

“다 거기 해놨잖아요.”



장씨는 평소 이 일대에서 강아지 산책을 시켰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주민은 장씨를 한 번도 본 적이 없다고 전했습니다.

[주민]

“난 이 길에 하루 안 다녀도 대여섯 번은 다닐걸요. 뭐 강아지 산책 시킨다 뭐 한다? 내가 한 번 그 사람 봐본 적이 없어요.“

[기자]

“동네 분들도 다 못 보셨다고 하는 거예요?”

[주민]

“하나도 본 적이 없대요. 이렇게 소문나면 ‘그 사람 나 한 번 봤어’ 그런 말도 있지만, 그런 것도 전혀 없고.”



취재진은 남아있는 흔적을 따라가 봤습니다.

먼저 숙소 인근의 한 편의점.

장씨가 실종된 뒤 이곳에 가려고 했던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왔고, 단골 편의점이라 알려지기도 했었습니다.

하지만 편의점에서 만난 직원 역시 장씨를 제대로 본 기억이 없다고 했습니다.

[기자]

“취재 나왔거든요”

[직원]

“장미란씨요?”

[기자]

“네, (편의점에) 들렸다고 해서. 아시는 게 있는지…”

[직원]

“저는 얼굴 모르거든요”

[기자]

“한 번도 본 적이 없으세요?”

[직원]

“한 번도”

“우리 사장이 펜션을 해요. (장씨) 남자친구가 지금 같이 살고 있거든요. 그분이 10년째 살고 있었어요.“



장씨의 평소 생활과 동선을 묻기 위해 인터뷰를 요청했습니다.

[기자]

“사장님 혹시 조금만 뭐 여쭤봐도 괜찮을까요?”

[편의점 사장]

“아유 저 대답할 거 없어요”

서울신문 취재 결과, 경찰은 이곳을 장씨가 자주 이용했던 편의점으로 확인한 사실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편의점과 관련한 이야기는 동거남 측에서 나온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한편, 장씨의 휴대전화가 마지막으로 포착된 곳은 한림항 인근입니다.

CCTV도 뒤늦게 확보하기 어려워진 상황.

결국 확인된 지점과 지점 사이의 동선은 여전히 비어 있습니다.



[오윤성/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석좌교수]

“사실 우리나라 같이 이렇게 CCTV라든가 블랙박스라든가 이런 것들이 아주 활성화돼 있는 그런 나라 거의 없다라고 봐야죠. 그렇다면 그 당시에 이동 경로를 추적을 한다든가 이렇게 됐었으면 이 사건이 훨씬 더 뭐 어떤 결과가 나왔든 간에, 그 원인을 규명하고 실체적인 진실을 정확하게 파악을 하는 데 있어서는 충분한 어떤 여건을 갖고 있었다는 거죠. 근 석 달이 지났잖아요.”



CCTV 영상 보존 기간은 30일 시간이 너무 지나 포렌식도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유일하게 남은 것은 남자친구가 확보해 둔 집 앞 CCTV 영상입니다.



실종 사건을 추적해 온 임병수 탐정은 장씨가 그날 밤 밖으로 나간 이유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임병수/탐정]

“그분이 그 시간에 거기를 꼭 후드티를 입고 핸드폰을 들고 슬리퍼를 신고 잠깐 나갔어야 할 만한 이유를 꼭 찾아야 돼요. 그 이유가 있을 겁니다. 분명히.”



취재진은 다시 장씨가 발견된 현장을 찾았습니다.

밤 10시 장 씨가 숙소를 나선 것과 비슷한 시간대입니다.

낮과 비교해 밤의 모습은 확연히 달라졌습니다.

야자수가 빽빽하게 들어선 농장 안쪽은 별도의 불빛 없이는 주변을 살피기 어려웠습니다.



시신 발견 직후 경찰은 현장 상황 등을 토대로 장 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 가능성에 무게를 뒀습니다.

[채현일/더불어민주당 의원] (24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

“아직 정확한 사인이 확인되지 않았는데 이렇게 뭐 구체적인 근거가 있나요?”

[유재성/경찰청장 직무대행]

“예 확인되지는 않았는데, 제가 그 제주청장에게 보고 받은 바로는 목맴사 추정으로 이렇게 보고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일주일 뒤인 지난달 31일 경찰의 공식 설명은 달라졌습니다.

“시신 부패로 인해 사인 불명으로 확인됐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하고 있다.”

사건을 허위종결한 부 경장은 일이 많아질까 봐 허위 종결했다며 황당한 진술을 했습니다.



[오윤성]

“부 경장이 이 사건을 그런 식으로 처리를 함으로써 ‘왜 경찰이 그렇게 조치를 했는가’라고 하는 그런 방향으로 관심이 확 쏠려서 근본적으로 이 사건 자체가 자살이냐, 타살이냐라고 하는 것에 대한 초점이 흐려져 버렸고…”

부 경장의 업무 태만으로 발생한 104일간의 공백 때문에 이제는 누구의 진술도 검증하기 어려워졌습니다.

결국 사건은 원점으로 돌아온 것입니다.

김종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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