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비까지 털어 보냈어요”…재한 네팔인들 고국에 구호 손길
박다운 기자
수정 2026-09-01 17:23
입력 2026-09-01 17:23
가족 생사 확인에 타들어 가는 속
물품 전달 막혀 성금 집중… 대사관은 귀국 지원
네팔을 강타한 대홍수 소식에 애를 태우고 있는 주한 네팔인들이 생활비를 털어 성금을 마련하는 등 십시일반 지원에 나섰다.
1일 서울 종로구 네팔 거리에서 만난 카트만두 출신 수바드라 가우탐(30)은 지난달 26일 누와코트 지역 트리슐리 수력발전소에서 운전기사로 일하는 친구와 연락이 끊겨 속을 태우고 있다. 그는 “상황이 워낙 급해 생활비를 쪼개 100만원을 기부금으로 보냈다”며 “작게나마 힘이 되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카트만두 출신 대학원생 수미(28)도 “네팔의 빠른 회복을 기원한다”며 네팔 정부가 공식 지정한 ‘총리 자연재해구호기금’에 50만 원을 보탰다. 그는 “2015년 고르카 대지진 때 구호 성금이 정치권에서 부적절하게 쓰인 아픈 기억이 있다”며 “이번에는 피해자들에게 제대로 전달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재한 네팔인 공동체와 협회들도 모금 활동에 팔을 걷어붙였다. 2019년 네팔에서 귀화한 이수진(37) 네팔나눔협회 부장은 17명 회원과 500만원을 모아 고국에 보냈다. 이 부장 역시 최대 피해 지역인 네팔 티무레에서 교사로 일하던 삼촌이 실종됐다. 그는 “친구나 가족을 잃은 재한 네팔인들은 식비를 줄여서라도 조금이라도 많은 돈을 보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네팔인 28명이 가입된 주한네팔인협회 역시 기부금 600만 원을 모아 2일 네팔에 전달할 예정이다. 파르바티 타망 주한네팔인협회 회장은 “서울 동대문 인근에 희생자들을 위한 추모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장소를 찾고 있다”고 밝혔다.
현지에서는 도로가 끊기고 통신이 두절돼 피해 지역에 구호물품을 전달하는 것조차 쉽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장은 “식량과 의류 등 물품도 지원하고 싶지만, 현지에서도 피해 지역 접근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지금으로선 기부금을 최대한 많이 보내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재한 네팔인 구릉 멈따(38)도 라수와 지역 피해자들과 연락이 닿지 않자, 옷과 식량 등을 전달해 달라며 카트만두의 지인에게 20만원을 보냈다.
주한네팔대사관은 피해 지역 출신 네팔인들의 귀국 지원에 나섰다. 대사관은 지난달 31일 긴급 공지를 내고, 회사로부터 휴가나 출국 허가를 받지 못한 이들이 있으면 고용주와의 협조를 돕겠다고 안내했다.
박다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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