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기다, 궁금하다, 그리고 기다려진다”… 광고 하나가 만든 시민들의 ‘즐거운 수사극’
수정 2026-09-02 07:00
입력 2026-09-02 07:00
“웃기다. 그런데 궁금하다. 그리고 기다려진다.” 성수동 한 교차로에서 만난 시민이 건넨 말이다. 이 말을 하게 만든 건 건물 외벽을 감싼 초록 래핑 위에 흰색으로 쓰인 문장 하나, “큰일났네 큰일났어 그녀가 온대”다.
처음 마주친 순간 대부분 웃음부터 나온다. 무슨 광고인지, 누가 냈는지, 그녀가 누구인지 도무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브랜드명도 로고도 없이, 한국어·영어·중국어·일본어 4개 언어로 같은 말만 반복한다. 영어로는 ‘Disaster! She is Coming!’, 중국어로는 ‘糟了!她要来了!’, 일본어로는 ‘やばい!彼女が来るって!’다. 하단에는 ‘26.09.15’(2026년 9월 15일)라는 날짜만 덩그러니 놓여 있다.
웃음은 오래가지 않는다. “그녀가 도대체 누구냐”는 질문이 따라붙기 때문이다. 인증 사진이 SNS에 오르고, 인스타그램·틱톡·X(구 트위터)에서는 문구와 날짜를 두고 추측이 오간다. 같은 콘셉트의 TV 광고가 방송된 뒤에는 궁금증이 한층 커졌다. 광고를 본 사람이 콘텐츠를 만들고, 그 콘텐츠를 또 다른 사람이 보는 순환 구조가 만들어진 셈이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캠페인을 브랜드 노출을 의도적으로 배제한 티저 광고이자 미스터리 마케팅의 전형으로 본다. 소비자의 궁금증을 자극해 자발적 확산을 유도하는 전략이라는 것이다. 오는 9월 15일을 전후해 캠페인의 정체가 공개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지만, 해당 날짜에 어떤 브랜드가 공개될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이제 시선은 하나의 날짜로 모인다. 9월 15일, 성수동에 그녀가 나타날까. 광고 하나가 만든 즐거운 기다림이 어떤 답으로 끝날지는 아직 아무도 모른다.
양승현 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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