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비행기 탈취해 원전 향해 비행…전투기 2대 출격하게 만든 헝가리男 [월드픽]

신진호 기자
수정 2026-08-31 21:28
입력 2026-08-31 21:28
헝가리에서 20대 남성이 경비행기를 탈취해 원자력발전소를 향해 비행하는 바람에 전투기까지 출격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유럽 민영방송 RTL 등에 따르면 헝가리 국적의 A(24)씨는 지난 29일(현지시간) 오전 중부 칼로차 비행장에 세워져 있던 경비행기 세스나 172를 무단으로 몰고 이륙해 팍스 원전 쪽으로 향했다.
팍스 원전은 부다페스트 남쪽 다뉴브강변에 있는 헝가리의 유일한 원전으로, 헝가리 전력 생산의 약 40~50%를 담당한다. 국가가 지정한 특수보호시설로, 반경 3㎞·고도 6000m 이내 민간기 진입이 금지된 구역이기도 하다.
A씨가 탄 경비행기가 팍스 원전 쪽으로 향하자 헝가리군 레이더가 즉시 포착했고, 대기 중이던 그리펜 전투기 2대가 긴급 발진했다.
문제의 경비행기는 제한공역을 벗어난 뒤 마을 인근의 해바라기밭에 비상 착륙했다. 착륙 과정에서 랜딩기어가 부러지고 주익이 파손됐다.
A씨는 기체를 버리고 국도를 따라 배회하다 이번에는 그를 도우려고 정차한 운전자의 차량을 빼앗으려고 했다. 그러나 동승자의 제지로 차량 탈취에 실패했고, 몇 분 뒤 현장에 출동한 경찰에 체포됐다.
경찰은 항공기와 차량 무단점유 및 절도, 강도미수 등의 혐의로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A씨는 “너무 취해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는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이 음주 측정을 한 결과 만취 상태로 확인됐다. 경찰은 다른 약물 복용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A씨가 조종 면허를 보유했는지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다. A씨가 경비행기를 탈취했을 당시 비행장에 경비 인력이 없어 무단 비행이 가능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사건으로 인한 인명피해는 없었다.
루신-센디 로물루스 헝가리 국방장관은 “이번 일은 실제 상황에서 대비태세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잘 보여준다. 즉시 탐지하고, 대응하고, 식별하고, 지원하는 것”이라며 군의 대응을 평가했다.
신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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