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최초로 시속 160㎞ 돌파…곽빈 ‘세기의 대결’서 이겼다

류재민 기자
류재민 기자
수정 2026-08-30 23:27
입력 2026-08-30 21:44

29일 키움전 160.3㎞ 찍고 승리
동갑내기 안우진은 5실점 패전

“0.1㎞ 빠른 건 의미가 없어요. 160㎞ 넘으면 모를까.”

곽빈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의 에이스 곽빈은 지난 23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시속 159.1㎞를 기록한 뒤 연신 고개를 저었다. 개인 종전 최고 기록인 시속 159㎞를 넘어섰지만 0.1㎞ 차이는 중요하지 않다는 냉정한 평가였다. 그 말은 결국 씨가 됐다. 곽빈은 불과 6일이 지나자마자 드디어 꿈에 그리던 160㎞의 벽을 깼다. 지난 2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키움 히어로즈의 맞대결에 선발로 등판해 1회초 케스턴 히우라를 상대로 던진 공이 시속 160.3㎞를 찍으며 마침내 ‘160㎞ 투수’로 거듭났다.


안우진


이날 경기는 선동열과 최동원, 류현진(한화 이글스)과 김광현(SSG 랜더스)의 뒤를 잇는 에이스들의 ‘세기의 대결’로 관심을 모았다. 결과는 6이닝 2실점으로 막은 곽빈의 승리였다. 안우진은 안재석에게만 홈런 포함 2안타 3타점을 허용하는 등 5이닝 5실점으로 고전하며 패전 투수가 됐다.

곽빈의 최고 구속 기록은 아무래도 1999년생 동갑내기 라이벌 안우진의 영향을 빼놓을 수 없다. 시속 160㎞ 강속구를 뿌리는 안우진과 맞대결인지라 곽빈도 “의식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라고 털어놨다. 안우진 때문에 기록이 나온 것이냐는 질문에는 “그럴 수도 있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서도 곽빈은 강속구가 오히려 독이 됐다고 밝혔다. 자신도 모르게 전력으로 투구하다 보니 이후 몸의 밸런스가 무너졌다고 느낀 탓이다.



세기의 대결이 또 언제 열릴지 모르지만 곽빈은 “더는 붙고 싶지 않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라이벌과의 대전은 아무래도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선동열과 최동원이 1987년 5월 15이닝 끝장 승부를 펼친 뒤 후유증을 겪었던 점을 생각하면 라이벌 대결이 선수들에게 얼마나 무리가 가는지 짐작할 수 있다.

대신 곽빈은 “다시 맞대결하려면 메이저리그에서 하면 좋겠다”는 속내를 드러냈다. 이날 경기에도 미국에서 5개 구단 관계자가 경기장을 찾아 두 에이스를 지켜봤다. 곽빈은 2027시즌, 안우진은 2028시즌을 마친 뒤 포스팅 자격을 얻어 빅리그에 진출할 수 있다.

류재민 기자
2026-08-31 B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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