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 ‘수수료 공짜’ 유혹… 4000원 아끼려다 1만원 날린다 [경제 블로그]

김예슬 기자
수정 2026-08-28 01:05
입력 2026-08-28 01:05
거래량·가격 등 살피고 옮겨야
코인을 사고팔 때 내던 수수료가 ‘0원’이라면 거래소를 갈아타야 할까요. 요즘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소들이 앞다퉈 ‘수수료 공짜’를 외치지만, 수수료가 없다고 거래비용까지 0원인 것은 아닙니다.27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코인원은 전날부터 전 종목 거래 수수료를 무료화했습니다. 바우처를 받으면 30일간 적용되고 계속 갱신할 수 있습니다. 디지털엑스(구 코빗)는 지난 24일부터 원화마켓 전 종목 수수료를 1년간 없앴고, 업비트도 테더(USDT) 등 스테이블코인 7종의 무료 기간을 오는 30일까지 연장했습니다.
거래금액이 크면 절약액도 커집니다. 코인원의 기존 수수료 0.04%를 기준으로 1000만원어치를 사고팔면 총 8000원, 1억원씩 거래하면 8만원을 아낄 수 있습니다. ‘공짜’의 유인 효과도 큽니다.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디지털엑스의 USDC 거래대금 점유율은 무료화 직전 2주 평균 2.6%에서 무료 기간 22.6%로 뛰었다가 행사가 끝나자 3.0%로 되돌아왔습니다. 공짜일 때 몰려왔다가 공짜가 끝나면 떠나는 투자자가 많았다는 얘기입니다.
하지만 함정은 ‘얼마에 체결되느냐’입니다. 거래량이 적은 거래소는 사고팔겠다는 주문인 ‘호가’가 듬성듬성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사고 싶은 가격과 팔고 싶은 가격의 차이, 즉 ‘스프레드’가 커집니다. 시장가로 큰돈을 한꺼번에 주문했다가 생각보다 비싸게 사거나 싸게 팔리는 ‘슬리피지’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가령 1000만원어치를 사며 수수료 4000원을 아꼈는데 다른 거래소보다 0.1% 비싸게 체결됐다면 1만원을 더 낸 셈입니다. 4000원 아끼려다 1만원 더 쓸 수 있는 겁니다. 거래소를 옮기며 코인을 보내면 출금 수수료도 붙을 수 있습니다.
결국 거래소를 옮길 때는 내가 주로 사고파는 코인의 거래량이 충분한지, 원하는 가격 주변에 매수·매도 주문이 촘촘한지, 무료 혜택은 언제 끝나는지까지 살펴봐야 합니다. 공짜라는 문구보다 내가 원하는 가격에 제대로 사고팔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합니다.
김예슬 기자
2026-08-28 B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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