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하려면 안내견과 걸어라”… 지구 22바퀴의 동행

김예슬 기자
김예슬 기자
수정 2026-08-28 01:10
입력 2026-08-28 00:55

삼성화재 안내견학교 33주년

훈련사·예비견 89만㎞ 함께 걸어
은퇴견 4두는 봉사자와 ‘견생 2막’
27일 경기 용인시 삼성화재 안내견학교에서 열린 개교 33주년 기념식에서 참석자들이 안내견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삼성화재 제공


“안내견은 단순히 길을 안내하는 존재가 아닙니다. 시각장애인이 다시 밖으로 나가 함께 걷고 싶게 해주는 존재입니다.”

27일 경기 용인 삼성화재 안내견학교. 새 안내견 7두가 시각장애인 파트너와 첫발을 내딛고, 7~8년간 활동한 안내견 4두가 노란 조끼를 벗는 모습을 이성진 훈련사는 남다른 마음으로 지켜봤다. 오는 10월 퇴직하는 그에게 이날 개교 33주년 기념식은 30년 가까운 훈련사 생활의 마지막 개교기념식이었다.


이 훈련사가 안내견과 인연을 맺은 것은 1996년 일본 관서맹도견협회에서다. 이후 2001년 삼성화재 안내견학교에 입사해 25년 동안 안내견과 시각장애인의 만남을 도왔다.

이날 감사패를 받은 그는 “30년 동안 이 길을 걸어올 수 있었던 것 자체가 천운”이라며 함께한 동료와 자원봉사자들에게 공을 돌렸다.

고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의 뜻에 따라 1993년 문을 연 삼성화재 안내견학교는 기업이 운영하는 세계 유일의 안내견학교다. 이듬해 첫 안내견 ‘바다’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320두를 무상 분양했고 현재 국내에서 93두가 활동하고 있다. 퍼피워킹과 부모견·은퇴견 돌봄 등에 참여한 자원봉사 가정도 누적 2930여 가정이다.



안내견이 시각장애인 파트너를 만나기까지도 여러 사람의 손길을 거친다. 생후 8~9주부터 퍼피워커 가정에서 1년간 사회화를 거친 예비 안내견은 안내견학교에서 6~8개월간 전문훈련을 받은 뒤 파트너와 3주간 동반교육을 진행한다. 삼성화재는 지난 33년간 훈련사들이 예비 안내견과 함께 걸은 거리를 약 89만㎞, 지구 22바퀴가 넘는 거리로 추산한다.

안내견학교에서 21년째 근무하는 유석종 프로는 “안내견은 시각장애인에게 마치 센서가 달려 있는 자율주행차 같은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행사 막바지에는 찬란·다온·모닝·누카 등 은퇴견 4두가 노란 안내견 조끼를 벗고 주황색 은퇴견 조끼로 갈아입었다.

이문화 삼성화재 사장은 “안내견 사업은 단순한 사회공헌 활동이 아니라 시각장애인의 삶과 함께하며 우리 사회를 더 나은 방향으로 변화시키는 일”이라고 말했다.

김예슬 기자
2026-08-28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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