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어머니와 짜장면

김상연 기자
김상연 기자
수정 2026-08-27 01:02
입력 2026-08-27 00:28


유행가 가사처럼 어머니는 정말로 짜장면이 싫다고 하셨다. 기억도 까마득한 코흘리개 시절 어머니의 손을 잡고 길을 걷다 중국집 앞을 지나치게 됐다. 참을 수 없이 매혹적인 짜장면 냄새에 어머니를 졸라 식당에 들어갔던 것 같다. 어머니는 짜장면을 한 그릇만 주문했다. 형편이 몹시 어려운 때였다.

짜장면을 정신없이 먹고 있는 나를 어머니는 그저 쳐다보고 있었다. 어머니도 그때는 젊은 나이였는데, 얼마나 짜장면이 먹고 싶었을까. 그 장면을 떠올리면 마음이 저린다.


어머니는 지금도 장성한 아들에게 뭔가를 먹이는 게 지상목표다. 식사 때마다 당신 그릇 속의 고기를 아들 그릇으로 옮길 기회를 호시탐탐 노린다. 그러지 마시라고 화도 내보지만, 어머니의 퍼주기는 악화일로다.

알량한 효도를 한답시고 어머니를 고급 중식당에 모시고 가기도 한다. 그래도 어릴 적 그 짜장면에 얽힌 사무침은 도무지 해소가 안 된다. 타임머신이 생긴다면, 옛날 그 중국집으로 돌아가고 싶다. 그리고 내 앞에 놓인 짜장면의 절반을 어머니에게 덜어드리고 싶다.

김상연 수석논설위원
2026-08-27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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