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온건파, 경제난에 종전 촉구… 강경파와 대립각

조희선 기자
수정 2026-08-23 18:40
입력 2026-08-23 18:40
온건파 “세계가 우리 승리 인정”
美 추가 제재 전 경제 회복 피력
강경파 “미국에 협력하면 적국”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이란을 상대로 ‘경제 전쟁’을 선포한 가운데, 이란 내 협상파가 강경파를 향해 전쟁 종식을 공개 촉구하며 대립각을 세웠다. 반면 강경파는 미국의 대이란 제재에 동참하는 국가를 ‘적’으로 간주하겠다며 강경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2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이란 내 대표적 협상파인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지난 21일 의사들과의 회담에서 “우리가 힘과 존엄을 갖추고 있는 지금 전쟁을 끝내는 것이 더 낫다”고 주장했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세계가 우리의 승리를 인정하고 있다”며 “미국은 모든 규정을 위반한 채 우리의 학교와 병원, 기반 시설을 공격해 전 세계의 비난을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미 종전 협상에서 이란 측 협상단장을 맡은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회 의장도 종전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전쟁을 겪어본 사람으로서 평화의 진정한 가치를 잘 안다”고 강조했다. 또한 “우리가 아무리 막강한 군사력을 갖췄더라도 국민이 어려움을 겪고 국가에 자금이 돌지 않아 경제가 성장하지 못한다면 발전을 이룰 수 없다”며 경제 회복의 필요성을 피력했다.
이같은 발언에 대해 WSJ은 대미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상황에서 이란 온건파 지도부가 심각한 타격을 입은 민생 경제 회복에 무게를 두기 시작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쟁이 5개월 넘게 이어진 데다 트럼프 행정부의 해상 봉쇄까지 더해지며 이란 국민의 생계 부담은 한층 커진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24일 이란을 겨냥한 추가 경제 제재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그러나 이란 내 강경파는 대미 투쟁을 이어가야 한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모흐센 레자이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은 국영 방송을 통해 미국의 대이란 경제 제재에 동참하는 국가를 ‘적’으로 간주하겠다고 경고했다. 그는 “전쟁을 확대하려는 것은 아니지만 이란 주변국들이 미국의 경제 전쟁에 협력한다면 우리는 그들의 이익을 공격할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조희선 기자
2026-08-24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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