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광주시·경북도, 국립의대 신설 계획서 운명 갈린다

서미애 기자
수정 2026-08-21 07:54
입력 2026-08-21 07:52
경북, 경국대에 정원 100명 의대·500병상 대학병원 건립
전남광주, 목포대·순천대 통합 결렬…지자체 의견서 제출
전남광주통합특별시와 경북도가 2030년 개교를 목표로 한 국립의과대학 신설 추진 계획을 교육부에 제출했다. 그러나 두 지역이 내놓은 카드의 내용과 완성도에는 뚜렷한 차이가 났다.경북은 국립경국대학교와 의대·부속병원 설립 규모, 부지, 교수 확보, 사업비까지 담은 구체적인 계획서를 제출한 반면, 전남광주는 목포대학교와 순천대학교의 통합 및 의대 소재지 합의가 끝내 불발되면서 지자체 차원의 의견서 제출에 그쳤다.
교육부는 정부의 국정과제인 ‘의과대학이 없는 지역의 의대 신설’과 관련해 2030년 개교할 신규 국립의대 후보 지역으로 경북과 전남광주를 압축했다. 두 지역은 제출 시한인 20일 교육부에 관련 서류를 냈으며, 교육부는 이를 토대로 최종 신설 지역을 결정할 예정이다.
경북도는 국립경국대와 공동으로 국립의대 신설 추진 계획서를 완성해 제출했다. 계획서에는 의대 설립 필요성을 비롯해 기초·임상교수 112명 확보 방안, 의과대학과 부속병원 시설 용지 확보 및 설치 계획, 개교 이후 운영 방안 등이 담겼다.
경북도가 제시한 청사진은 안동·예천 도청 신도시에 정원 100명 규모의 의과대학과 500병상 규모의 부속병원을 함께 건립하는 것이다. 의과대학 설립비 1603억원, 부속병원 건립비 3292억원 등 총 사업비는 4895억원으로 추산했다.
경북은 의대 설립에 그치지 않고 지역 필수의료 인력 확보까지 연계한다는 구상이다. 지역의사제 등을 통해 지역에서 양성한 의사가 지역 의료현장에 정착하도록 유도해 의료 공백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반면 전남광주의 상황은 막판까지 꼬였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당초 목포대와 순천대가 통합한 뒤 하나의 대학으로 의대를 신설하는 방안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양 대학은 통합대학 본부와 의과대학, 대학병원 소재지를 둘러싼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2024년 11월 의대 신설을 전제로 통합에 합의한 이후에도 협상이 이어졌지만, 14차례의 실무협상에도 최종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
결국 교육부 제출 시한까지 공동 추진 계획서는 마련되지 않았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이날 지역 의과대학 신설 필요성, 신청 정원 규모, 지방자치단체 지원 계획 등 지자체가 작성할 수 있는 3개 항목을 중심으로 의견서를 제출했다.
순천대가 별도의 의대 신설 신청서를 제출하려 했지만 전남광주통합특별시가 이를 반려하는 등 막판 갈등도 표면화했다. 이에 따라 전남광주 지역의 국립의대 신설은 당초 정부가 제시한 ‘목포대·순천대 통합을 전제로 한 공동 추진’ 구도에서 벗어나 새로운 해법을 찾아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통합 협상이 결렬됐다고 해서 국립의대 신설을 포기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두 대학이 각각 신청한 뒤 정부가 한 곳을 선정하거나, 지방자치단체에 대학 선정 권한을 부여하는 방안 등 설립 방식 자체를 바꾸는 대안을 정부에 건의할 방침이다.
결국 교육부의 최종 판단이 관건이다. 경북은 구체적인 의대와 병원 설립 계획을 갖춘 ‘완성형’ 청사진을 내놓은 반면, 전남광주는 지역 대학 간 이해관계가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지자체 의견을 우선 제출했다.
정부가 신규 의대 신설 지역을 선정할 때 단순한 계획서의 완성도뿐 아니라 지역 의료취약성, 의대 설립 및 운영 역량, 대학병원 확보 가능성, 지역 필수의료 확충 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따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최종 결과를 둘러싼 두 지역의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전남광주 서미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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