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7년 만에 단장한 조선 유교 성지

김임훈 기자
수정 2026-08-20 00:48
입력 2026-08-20 00:48

성균관 대성전 35개월 중수 마쳐

공자·맹자 등 39명 위패 모신 사당
기존 목재에 전통 기와·안료 적용
‘긋기단청’ ‘청색 능화지’ 등도 나와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서울 문묘 및 성균관 대성전’의 보수 후 모습.
국가유산청 제공


조선 유교문화를 대표하는 공간인 성균관 대성전이 35개월에 걸친 해체·보수를 마치고 옛 모습을 되찾았다.

국가유산청과 서울 종로구는 오는 24일 성균관 대성전 앞마당에서 준공식을 연다고 19일 밝혔다. 이번 공사는 2021년 정기 점검에서 대성전 동북쪽 지붕 모서리인 추녀가 처지는 현상이 확인되면서 2023년 9월 시작됐다. 기록상 대성전의 마지막 대규모 중수는 1869년(고종 6년)에 이뤄졌다. 이번 공사는 그로부터 157년 만이다.


대성전은 공자를 비롯해 안자·증자·자사·맹자 등 유교 성인들, 우리나라 유학자 18명 등 모두 39명의 위패를 모신 사당이다. 1398년(조선 태조 7년) 세워졌으나 임진왜란 때 불탄 뒤 1602년(선조 35년) 다시 지었다. 앞면 5칸, 옆면 4칸 규모의 전통 목조건물로 양쪽으로 경사진 팔작지붕을 올렸다. 건물 앞쪽 한 칸은 제례 때 활용하도록 트인 공간으로 구성됐다.

이번 공사에서는 기존 목재를 최대한 다시 쓰고, 전통 방식으로 만든 기와와 안료를 적용해 옛 모습을 지키는 데 중점을 뒀다. 공사 과정에서는 1602년 재건 당시 목수들이 건축 과정과 시기를 적어 둔 상량 묵서가 확인됐다. 길이 18.8m로 국내 단일 목재 부재 중 가장 긴 평고대도 발견됐다.

천장 위쪽에서는 1704년 천장 구조물인 반자를 설치하기 전에 그린 것으로 추정되는 ‘긋기단청’도 드러났다. 긋기단청은 선을 그어 문양의 틀을 잡은 단청 양식이다. 반자청판에 붙인 종이에서는 왕실에서 사용한 푸른빛 무늬 종이인 ‘청색 능화지’와 청염색지 등이 나왔다. 국가유산청은 올해 안으로 이를 보존 처리하고 정밀 조사·연구를 이어 갈 계획이다.



공사 기간 비천당에 임시로 모셨던 39명의 위패는 오는 22일까지 목공예 장인과 단청장 등의 손을 거쳐 정비된 뒤 오는 24일 비천당에서 대성전으로 옮겨진다. 위패와 이를 담은 궤를 나르는 행렬에는 중장년과 청년이 함께 참여해 전통문화의 세대 간 전승의 의미를 담을 예정이다.

김임훈 기자
2026-08-20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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