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소영 “9440억 현금만 받겠다”… 최태원 ‘재산분할’ 재상고

서진솔 기자
서진솔 기자
수정 2026-08-17 00:42
입력 2026-08-17 00:42

지급 방식 이견에 불복

崔측 ‘현금+주식 지급 제안’ 불발
‘분할 비율 법리 오해’ 주장 펼칠 듯
SK실트론 지분 포함 여부도 쟁점
현금 마련 위한 ‘시간벌기’ 해석도
최태원(왼쪽) SK그룹 회장이 노소영(오른쪽) 아트센터 나비 관장.
뉴스1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에게 9440억원의 재산 분할금을 지급하라는 판결에 불복해 재상고했다. 재상고 배경엔 재산분할금 지급 방식을 둘러싼 이견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노 관장이 9440억원을 전액 현금으로 받는 입장을 견지하면서 최 회장이 시간 벌기 전략을 썼다는 분석이 나온다.

16일 법조계와 재계에 따르면 최 회장 측은 재상고 기한이었던 14일까지 현금 9440억원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24일 파기환송심 이후 SK 주식 일부를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주가, 그룹 지배구조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최 회장 측은 노 관장 측에 현금과 주식을 섞어 재산분할금을 지급하는 방식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가가 내려가면 차액을 보전해주고, 올라도 상승분을 요구하지 않는 조건을 붙였으나 노 관장 측이 판결에 따라 현금으로만 받겠다고 답변했다고 한다.

최 회장 측 법률대리인단은 재상고 마감시한을 1분 남겨둔 지난 14일 오후 11시 59분쯤 입장문을 내고 “주주들과 그룹 경영에 대한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겠다는 자세로 향후 절차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재상고하면서 판결이 확정된 다음 날부터 연 5%, 하루 1억 3000만원에 달하는 지연손해금이 발생하는 상황을 후일로 미루는 동시에 지급 방안을 재검토할 여유 시간을 확보했다. 다만 최 회장은 재상고에 따른 인지대(수수료) 수십억원을 내야 한다.



재상고심에선 재산분할 비율이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파기환송심은 대법원 판단에 따라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 300억원을 노 관장 기여에서 배제하면서도 재산분할 비율을 항소심의 35%에서 33.3%로 낮추는 데 그쳤다. 대법원은 법률심인 만큼 최 회장 측은 법리 오해를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파기환송심은 최 회장이 보유한 SK 주식의 가격 산정 기준을 항소심의 변론 종결일인 2024년 4월 16일로 정했다. 파기환송심 변론 종결일인 6월 26일을 기준으로 산정해야 한다는 노 관장의 주장을 배척했으나 두 시점 사이 주가가 16만원에서 85만 8000원으로 5배 넘게 오른 사정을 재산분할 비율 산정에 반영했다. 노 관장이 SK그룹의 성장에 일부 공헌했다고 인정한 것이다.

SK 주가가 최근 급락하면서 법조계에선 변동성이 큰 주가를 분할 비율에 반영하는 것에 대해 의문도 나온다. 재산분할 대상에 SK실트론 지분이 포함된 부분도 최 회장 측에서 따져 볼 여지가 있다. 최 회장이 SK실트론 지분을 인수한 건 2017년으로, 노 관장과 이혼 절차에 돌입한 시점이었다.

서진솔 기자
2026-08-17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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