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민 단체 대화방서 ‘개XX’ 욕설… 대법 “모욕죄 아냐”

김희리 기자
김희리 기자
수정 2026-08-14 11:06
입력 2026-08-14 11:06
서울 서초구 대법원 전경. 서울신문 DB


아파트 입주민 단체 채팅방에서 입주자 대표회장을 가리켜 ‘개XX’라고 욕설해 모욕죄로 기소된 피고인에 대해 대법원이 무죄 취지로 판단했다. 상대방의 감정을 상하게 하는 욕설과 사회적 평판을 떨어뜨리는 모욕은 구분해야 한다는 취지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최근 모욕죄로 재판에 넘겨진 A씨에게 벌금 30만원형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북부지법에 돌려보냈다.


A씨는 지난 2022년 4월 아파트 주민들 다수가 참여한 단체 채팅방에서 입주자 대표회장인 B씨를 모욕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B씨가 아파트 동대표들에게 부녀회장을 나쁜 사람이라고 표현한 문자 메시지를 보낸 사실을 알게 되자 화가 나 채팅방에 “이런 사람은 유언비어 날조지요. 또 부녀회장이 (특정 인물보다) 더 나쁜 사람이라고 (한) 카톡이 돌아다니네요. 개XX가 쓴 내용이…”라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냈다.

A씨는 법정에서 자신의 메시지가 B씨가 아니라 다른 관리사무소 직원을 지칭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주장했으나, 1심은 유죄를 인정해 벌금 30만원을 선고했다. A씨는 항소심에서 경미한 수준의 추상적인 표현에 불과해 모욕죄 구성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러나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A씨의 표현이 부녀회장을 비판한 것에 대한 부적절함을 지적하거나 불편한 감정을 나타내면서 한 단순한 욕설로, B씨의 주관적 감정을 상하게 할 표현에 불과할 뿐 B씨에 대한 평가를 저하할 모욕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봤다.

대법원은 “형법상 모욕이란 사람의 외부적 명예를 침해할 만한 추상적 판단이나 경멸적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라면서 “인격권을 침해할 우려가 있는 것 등이 아니라 상대방에 대한 부정적, 비판적 의견이나 감정을 나타내면서 욕설이 사용된 경우 등이라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모욕죄의 구성요건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김희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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