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속에 무슨 일이” 사이코패스 성향, 뇌 구조 말고 ‘이것’도 연관 있었다

신진호 기자
신진호 기자
수정 2026-08-17 23:00
입력 2026-08-17 23:00


사이코패스 성향을 가진 사람들의 경우 뇌 구조의 특정한 유사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는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런데 뇌 구조뿐만 아니라 체내 미생물도 사이코패스 성향과 상당 부분 연관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최근 국제학술지 ‘트랜슬레이셔널 사이키아트리’(Translational Psychiatry)에 실린 논문에서 연구진은 마이크로바이오타, 즉 체내 미생물 군집이 사람의 사이코패스 경험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보여주는 증거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사이코패스는 공감 능력 부족, 반사회적 성향, 충동성, 자기중심성 등의 특징을 보이는 성격을 뜻한다.

사이코패스 성향이 정확히 어디에서 비롯되는지 완전히 밝혀진 바는 없다. 다만 사이코패스 성향을 가진 사람들에게서 대뇌 전두엽의 맨 앞쪽에 있는 전전두피질(계획, 의사결정, 충동 조절, 감정 통제 등 고차원적 정신 기능을 담당하는 영역)을 비롯한 일부 뇌 영역과 신경 연결 경로의 구조적 유사성이 관찰됐다.



연구진은 이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봤다. 연구진은 “전전두피질과 측두엽-변연계 영역의 뇌 변화가 사이코패스 성향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것으로 알려져 왔지만, 이것만으로 사이코패스 행동에 대한 종합적인 신경생물학적 설명이 충분하지 않다”고 했다.

연구진은 건강한 성인 200명을 대상으로 사이코패스 성향을 측정한 뒤 혈액·침·대변 샘플을 분석했다.

장내 미생물 시각화 이미지. 123rf


이들의 장내 및 구강 미생물 다양성을 분석한 결과 특정 종류의 미생물 3종이 많이 존재할수록 사이코패스 성향이 더 강하게 나타나는 경향이 관찰됐다.

구체적으로 장내 미생물 중에서는 앨리소넬라(Allisonella)속, 프리보텔라(Prevotella)속, 클로아시바실러스 에브리엔시스(Cloacibacillus evryensis)종의 미생물이 많을수록 사이코패스 성향이 강하게 나타났다.

다만 이 연관성은 상관관계가 있다는 뜻이지 이들 미생물이 사이코패스 성향을 유발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예를 들어 사이코패스 성향이 강한 사람들이 특정한 식습관 또는 생활습관을 갖고 있어 해당 미생물이 증가했을 가능성도 있다. 또는 제3의 요인이 미생물과 성격에 동시에 영향을 줬을 수도 있다.

만약 이 미생물들이 실제로 사람의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고 가정했을 때는 다음과 같은 작용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연구진은 앨리소넬라가 이전 연구에서 여러 질환과 관련된 것으로 나타났으며 염증을 촉진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주목했다. 염증은 불안이나 우울증과도 관련이 있기 때문에 사이코패스 성향과의 연관성을 설명하는 하나의 경로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프리보텔라 역시 과거 연구에서 여러 신경정신질환과 관련된 것으로 나타났으며, 감정 처리 과정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제시된 바 있었다.

C. 에브리시엔스는 GABA(감마아미노부티르산)를 생성하는 미생물일 가능성이 주목됐다. GABA는 뇌에서 신경 흥분을 억제하는 신경전달물질로, 충동 조절과 관련된 여러 신경 체계에 관여한다.

이번 연구는 장내 미생물이 사이코패스 성향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이해하기 위해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아직 동료 평가를 거치지 않았다.

신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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