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헌식 회장, 감자·버섯에서 산삼배양근까지… 보고바이오가 이어온 ‘배양기술’ 20년

수정 2026-08-13 09:00
입력 2026-08-13 09:00
출처 : 보고바이오


농업과 바이오산업의 경계가 빠르게 허물어지고 있다. 과거 우수한 종묘를 확보하고 재배 기술을 높이는 데 집중했던 농업이, 이제는 조직 배양과 무균 증식, 생물 반응기 등 바이오 기술을 활용해 원료의 생산성과 균일성을 확보하는 단계로 진화하고 있다. 최근 건강식품 소재로 관심을 받고 있는 산삼 배양근 역시 이러한 변화의 연장선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보고바이오 안헌식 회장은 국내에서 이 같은 배양 기술을 일찍부터 농업 현장에 접목해 온 연구자 중 한 명이다. 안 회장은 산삼에 주목하기 이전인 2000년대 초반부터 감자와 버섯, 거베라 등 다양한 농생명 자원의 조직 배양과 증식 방법을 연구했고, 이를 실제 생산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수준의 기술로 발전시켰다. 단순히 실험실에서 식물을 증식하는 데 그치지 않고, 연구 성과를 농업 생산에 적용할 수 있는 기술로 전환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는 설명이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기술을 확보한 이후의 선택이다. 회사 측에 따르면 안 회장은 당시 개발한 일부 배양 기술에 대해 특허를 확보했지만, 농가에 별도의 특허료를 요구하지 않고 기술을 보급했다. 농민들이 연구 성과를 생산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문턱을 낮추겠다는 취지로, 특허를 독점적인 수익원으로 활용하는 일반적인 사업 모델과는 다른 선택이었다.

20여 년간 축적해 온 농생명 분야의 경험은 이후 천연물로 연구 영역을 확장하는 기반이 됐다. 그 과정에서 안 회장이 주목한 소재 가운데 하나가 산삼이다. 자연에서 얻을 수 있는 양이 제한적인 산삼을 연구 가능한 원료로 확보하기 위해, 조직에서 부정근을 유도하고 증식한 뒤 생물 반응기를 통해 배양하는 기술을 발전시켜 왔다. 현재 보고바이오는 이를 산삼 배양근 생산과 관련 제품 개발로 연결하고 있다.

산삼 배양근의 산업적 의미는 단순히 귀한 산삼을 많이 생산한다는 데 있지 않다. 천연물은 생육 환경과 개체에 따라 원료 특성이 달라질 수 있는 만큼, 생육 조건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며 원료의 생산과 분석 기준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이 산업화의 중요한 과제다. 보고바이오가 산삼 배양근의 증식부터 원료 관리, 제품화까지 연결하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농업 현장에서 출발해 천연물과 산삼 배양근으로 확장된 안헌식 회장의 연구 궤적은, 농업 기술이 바이오산업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보여 주는 사례다. 20여 년 전 농민들과 기술을 공유했던 경험이 오늘날 산삼 배양근이라는 새로운 바이오 원료의 산업화로 연결되고 있다는 점에서, 보고바이오의 다음 행보가 주목된다.

양승현 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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