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동부도 우리 관할”… 中, 남의 집 앞마당서 첫 연합 항해 [밀리터리노트]

문경근 기자
문경근 기자
수정 2026-08-12 11:36
입력 2026-08-12 11:36

대만 ‘한광훈련’ 맞춰 이달 중순 인도네시아와 대만 동부 해역서 첫 훈련
“외국군 초청해 관할권 명확히”… 대만 30만 노동자 둔 인니 참여로 포위망 다각화

중국이 이달 중순 대만 동부 해역에서 인도네시아 해군과 사상 첫 연합 항해훈련을 실시한다. 중국의 해상 훈련을 상상한 AI 응용 이미지. 서울신문


중국이 이달 중순 대만 동부 해역에서 인도네시아 해군과 사상 첫 연합 항해 훈련을 실시한다.

대만이 중국군의 침공에 대비한 연례 최대 군사훈련인 ‘한광훈련’을 진행 중인 시점에 맞춰 외국 해군까지 대만 앞마당으로 끌어들여 관할권을 과시하려는 전략적 의도로 풀이된다.


통신·보급 중심… “우리 EEZ 내 합리적 행동” 주장
중국중앙(CC)TV는 29일 군사 프로그램을 통해 최신식 1만t급 055형 구축함이 대만 부근 해역에서 외국 항공기를 겨냥하는 영상을 최초로 공개했다. 2026.1.29 CCTV 화면


12일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 등에 따르면 중국 국방부는 054A형 호위함 ‘훙허함’이 이달 중순 대만섬 동부 해역에서 인도네시아 함정과 함께 통신 및 해상보급 위주의 공동 항해 훈련을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중국 해군이 대만 동부 해역에서 외국군과 연합훈련을 벌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 측은 이번 훈련이 지역의 평화·안정을 위한 정상적 협력이라는 입장이지만, 내부적으로는 대만 동부 해역에 대한 실효적 관할권을 대외에 확실히 각인시키려는 의도를 숨기지 않고 있다.



중국 군사전문가 장쥔서는 “중국은 대만섬 동부 배타적경제수역(EEZ)에 대한 주권적 권리와 관할권을 가지고 있다”며 “관할 해역에 외국 해군 함정을 초청해 훈련하는 것은 합리적인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대만 ‘한광훈련’ 맞물려 압박 수위 극대화
대만 군인들이 최대 연례 군사훈련인 한광훈련 도중 국기를 들어올리고 있다. 타오위안 AP 연합뉴스


특히 이번 발표 타이밍은 대만군이 지난 5일부터 진행 중인 ‘한광훈련’ 기간과 정확히 맞물린다. 대만이 전시 통신 장애를 가정한 훈련까지 펼치며 중국의 침공 대비 태세를 점검하자, 중국은 대만 동쪽 해상에 외국군 함정까지 띄워 대만을 거세게 압박하는 모양새다.

일각에서는 이번 연합훈련에 인도네시아가 참여한 점에도 주목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중국과 경제·군사적 밀월을 강화하고 있으나, 동시에 대만에도 30만명이 넘는 이주노동자가 거주하고 있어 미묘한 지정학적 위치에 있다.

중국이 제3국 군대를 대만 봉쇄 구상에 자연스럽게 끌어들임으로써 대만을 고립시키는 외교·군사적 ‘포위망’을 구축하려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베이다이허 회의서 “대만 지방선거 개입”… 딥페이크·SNS 인지전 예고
1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중국 공산당 창당 105주년 기념식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인민해방군 의장대가 당기를 들고 있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다. 베이징 로이터 연합뉴스


중국의 공세는 군사적 무력시위에 그치지 않는다. 대만 안보 당국에 따르면 중국 최고 지도부는 최근 열린 비공개 ‘베이다이허(北戴河) 회의’에서 오는 11월 치러질 대만 지방선거 개입 방침을 확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지도부는 대만 선거 승패를 대(對)대만 공작의 핵심으로 보고, 친중 성향의 ‘애국 세력’을 전폭 지원하라는 비밀 명령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 전문가들은 중국이 인공지능(AI) 딥페이크 기술과 소셜미디어(SNS) 플랫폼을 활용한 가짜뉴스 유포 등 차세대 ‘인지전’(Cognitive Warfare)을 적극 펼칠 것을 우려한다.

국제무대 고립 시도… 태평양 정상회의 참석에도 ‘불만’중국은 이달 말 팔라우에서 열리는 ‘태평양 도서국 포럼’(PIF) 정상회의에 대만이 고위급 대표단을 파견하기로 하자 “반드시 ‘하나의 중국’ 원칙에 따라 처리해야 한다”며 강력한 불만을 표출했다.

중국이 해상 군사 시위와 내정 개입형 인지전, 국제무대 외교 봉쇄라는 ‘삼중 압박 카드’를 동시에 꺼내 들면서 양안(중국과 대만) 간 긴장감은 더욱 고조될 전망이다.

문경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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