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란 강경 요구에도 “차분하게 대응… 자금난 예의주시”

임주형 기자
수정 2026-08-11 00:24
입력 2026-08-11 00:24
인플레·화폐 가치 급락 차트 언급
군사 작전 대신 경제 제재로 선회
외신 “이란, 해협은 포기 안 할 듯”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개방 조건으로 배상금 지급 요구 등 강경 입장을 고수하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현 상황을 ‘체스 게임’에 비유하며 경제적 압박 지속 가능성을 시사했다.트럼프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미 온라인매체 액시오스와의 통화에서 “이란에 차분하게(로키·low-key) 대응하고 있다”며 “이란의 심각한 인플레이션과 자금 부족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건 마치 체스 게임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이란이 군대에 급여를 지급하지 못할 정도로 상황이 좋지 않고, 미국의 해상 봉쇄로 인해 정권의 경제 위기가 가속화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서 “(이란이) 51년간 나쁜 행태를 보였다”는 글과 함께 이란의 화폐 가치가 급락한 걸 보여주는 차트도 올렸다. 그가 게재한 차트는 이란 100만 리알화의 가치가 지난해 1분기 1.11달러에서 올해 3분기 0.53달러로 추락한 걸 보여주며 ‘(이란) 통화는 쓰레기’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이란에 군사적 위협을 가하며 압박하기보다는 경제 제재를 통해 고사작전을 펼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란은 미국의 해상 봉쇄로 원유 수출에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이란에 대한 경제 제재가 굴복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이 경제 제재 해제와 해상 봉쇄 종식을 이끌어낼 수 있는 가장 강력한 협상 카드라고 여긴다”며 “아직 해협을 포기할 생각이 없다”고 진단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의 관계도 최근 삐걱거리며 중동전쟁 출구 전략을 찾는 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각료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가자지구 평화안’에 명시적으로 거부 의사를 밝히며 사실상 반기를 들었다. 네타냐후 총리는 오는 10월 총선을 앞두고 있어 과거처럼 트럼프 대통령을 따르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워싱턴 임주형 특파원
2026-08-11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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