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최후통첩에도 버티는 이란… ‘타코’ 패턴 읽혔나

조희선 기자
조희선 기자
수정 2026-08-05 01:10
입력 2026-08-05 00:44

“참수 전 마지막 기회” 경고 안 통해

협상 파행 땐 고강도 군사 응징 예고
베선트 “오늘이나 내일 합의할 수도”

이란은 “그런 적 없다”며 시간 끌기
호르무즈 통제권 쥐기 주력하는 듯
트럼프 뒤에서 볼에 입맞춤 도널드 트럼프(앞)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대통령 직속 ‘군인 배우자 위원회’를 설립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가운데 피트 헤그세스(뒷줄 왼쪽 두 번째) 국방장관이 부인 제니퍼 헤그세스의 볼에 입맞춤을 하고 있다. 이 위원회는 군인 가족의 삶의 질 향상을 통해 군 준비 태세를 강화하고 군 복무 유지율을 높이기 위해 마련됐으며, 위원장은 국방장관의 배우자가 맡도록 규정돼 있다.
워싱턴DC 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 대화 중이라고 밝히며 이란을 향해 미국과 협상할 ‘마지막 기회’라고 압박했으나, 이란 측은 회담 진행설을 일축했다. 종전 시한에 쫓기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을 위협하며 대화 테이블로 불러들이려 하지만, 이란은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타코’(TACO·트럼프는 항상 겁먹고 물러선다) 패턴에 익숙해진 듯 ‘버티기 전략’으로 일관하는 모양새다.

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취재진과 만나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우방국들의 요청으로 대이란 공습을 취소했다면서 “현재 이란과 대화 중이다. 이번이 그들(이란)이 좋은 문서(합의문)에 서명할 마지막 기회”라고 강조했다. 그간 여러 차례 공습을 예고했다가 철회해 온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엔 무엇이 다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참수하기 전에 그들(이란)에게 마지막 기회를 주고 싶다”며 협상이 파행될 경우 고강도 군사 타격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호르무즈 해협을 4일까지 완전히 개방하는 방안이 1단계로 논의되고 있다고 전했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 역시 4일 CNBC와의 인터뷰에서 “이란과 협상 중”이라며 “4일이나 5일 해협을 개방하고 이 갈등에서 보다 정상적인 입장으로 나아가는 합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합의가 이뤄질 경우 이란이 해협을 이용하는 선박에 통행료를 징수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항해의 자유가 보장될 것”이라고 답했다.

반면 이란은 미국의 대화 주장을 즉각 반박했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을 통해 미국과의 직접적인 회담은 없다고 선을 그으며, 향후 수일 내 미국 대표단을 만나거나 이란 협상단을 해외로 파견할 계획이 전혀 없다고 못 박았다. 카타르 역시 미국과 이란이 직접 대화할 계획은 없으나 중재국을 통해 접촉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이 공습 보류와 대화 재개를 번갈아 발표하고 이란이 이를 전면 부인하는 상황은 지난 6월 양국 간 종전 양해각서(MOU)가 파기된 이후 반복되고 있다. 이란은 현재의 교착 상태가 장기화하더라도 잃을 것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판단하에 ‘시간 끌기’ 전략을 취하며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을 인정받는 데 주력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오는 11월 중간선거 전에 대이란 전쟁에서 외교적 성과를 내야 하는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이 같은 상황이 더 큰 정치적 부담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다.



조희선 기자
2026-08-05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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