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명·비명 싸움판에 등장한 ‘일베’ 단어…김영호 분통 터뜨린 최민희의 ‘황당 사과법’

문경근 기자
문경근 기자
수정 2026-08-04 11:06
입력 2026-08-04 11:05

“절제 없는 메시지 정치, 총선 필패 지름길”… 지도부 자격론 지적

지난 3일 다불어민주당 최고위원 TV합동 토론회에서 김영호 후보가 ‘박쥐’ 발언을 비판하자 최민희 후보가 ‘사과 드린다’며 고개를 숙이고 있다. OBS 유튜브 갈무리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선거전이 상호비방으로 뜨거워진 가운데 최고위원 후보자 간 공방 도중 극우 성향 커뮤니티를 뜻하는 ‘일베’(일간베스트) 단어까지 등장하며 신경전이 격화하고 있다. 김영호 최고위원 후보는 최민희 후보의 “박쥐” 발언과 이에 따른 사과 태도를 두고 “모멸감을 주는 일베 문화가 몸에 밴 것 아니냐”며 강하게 비판했다.

김 후보는 4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지난 1일 충청권 순회경선 합동연설회 당시 상황을 전했다. 김 후보에 따르면 자신이 연설 도중 “당권파 저지를 위해 송영길·김민석 후보와 연대하겠다”고 언급하자 옆에 있던 최 후보가 마이크가 켜진 줄 모르고 “박쥐네”라고 중얼거린 장면이 포착됐다.


김 후보는 최 후보의 계파주의적 태도를 비판했다. 그는 “민주당 최고위원 후보가 동료 의원에게 박쥐라는 표현을 쓰고 폄하하며 모멸감을 주는 것이야말로 진짜 일베 문화”라고 강조했다.

논란이 일자 최 후보는 지난 3일 OBS 경인TV에서 열린 방송토론회에서 “일베식으로 받아들여졌다면 사과드리고 그런 표현은 다시는 쓰지 않겠다”면서도 “공개적으로 조롱한 게 아니라 작은 소리로 ‘혹시 이렇게 되지 않을까’ 했던 것이 마이크에 들어간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김 후보는 이 같은 해명이 자신을 더 분노하게 했다고 밝혔다. 김 후보는 라디오 인터뷰에서 “‘의원님이 그 이야기를 들으셨네, 그럼 사과드리겠다’는 소극적인 태도에 불과하다”며 “김영호 의원이 못 들었으면 사과할 필요가 없다는 식의 매우 황당한 일베식 사과법”이라고 분노했다.



그는 최 후보를 향해 “본인이 듣기 싫은 당원들의 비판을 모두 일베 문화라고 몰아붙이더니, 정작 본인의 언행에 일베 문화가 몸에 배어 있다”고 직격했다.

김 후보는 지도부의 대국민 메시지 관리 중요성을 강조하며 최 후보의 자격을 재차 문제 삼았다. 그는 “최고위원은 본인의 알량한 정의감이나 소신으로 아무 말이나 뱉어내는 자리가 아니다”라며 “지역 현장에서 피땀 흘려 고생하는 원외위원장과 당원들의 노력이 한순간에 물거품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또한 “지도부가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해 절제되지 않은 발언을 남발하면 당 전체가 위기에 빠지고 총선 필패로 이어질 것”이라며 “원팀을 만들고 통합을 이끌 3선 의원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번 ‘박쥐 발언’과 ‘일베 공방’은 친명계와 비명계 간의 대립 구도가 최고위원 경선 과정에서 과열되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힐난으로 시작한 이번 파장이 향후 당내 표심 향방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문경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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