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야구하러 왔다”…LG 구할 다승왕의 포스”

박현진 기자
수정 2026-07-30 02:23
입력 2026-07-30 02:23

카라스코, 새달 1일 두산전 데뷔

MLB서 17시즌, 통산 112승 거물
합류 하루도 안 돼 동료들과 원팀
“WS 우승 반지 아쉬움 풀 것” 의욕

“배번 59번 양보한 박준성 고마워
MLB 노하우 전수 멘토 역할 최선”
LG 트윈스에 새로 합류한 투수 카를로스 카라스코가 지난 2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첫 피칭을 하고 있다.
LG 트윈스 제공


위기의 계절, 프로야구 LG 트윈스에 한 줄기 빛이 스며들었다.

상반기 거침없었던 LG의 질주에 덜컥 제동이 걸렸다. 그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8연패의 충격 속에 순위는 단숨에 3위까지 주저앉았다. 후반기 성적은 2승 8패. 승률 2할로 10개 구단 가운데 꼴찌다. 승부수를 던졌다. 시즌 중반에 시속 161㎞의 강속구를 던지는 외국인 투수 약셀 리오스를 데려왔지만 불펜 투수로 시즌을 마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강력한 선발 투수가 필요했다.


마음 급한 LG의 레이더에 카를로스 카라스코가 들어왔다. 축축 처지던 분위기를 단숨에 바꿔놓을 수 있는 회심의 카드였다. 카라스코는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17시즌을 뛰며 통산 112승을 거둔 거물이다. 2017년엔 18승 6패로 아메리칸리그 다승왕을 차지하기도 했다.

카라스코는 지난 24일 입국했으나 취업 비자 발급 때문에 바로 일본에 다녀와야 했다. 28일 드디어 선수단에 합류해 동료들과 인사를 나눴다. 새로운 환경에 대한 적응력 역시 메이저리그급이다. 하루도 지나지 않았는데 오랜 동료들과 마주한 듯 자연스럽게 ‘원팀’이 됐다. 그는 “서울이라는 도시가 마음에 들지만 한국에는 야구하러 왔다”는 말로 자신의 각오를 전했다.

최근 LG가 처한 어려운 상황을 카라스코 역시 잘 알고 있다. 카라스코는 “긴 커리어를 치르며 부담감 속에서도 어떻게 좋은 퍼포먼스를 내야 하는지 알고 있다”면서 “시즌 중엔 부침이 있기 마련인데, 우리 팀은 이제 올라갈 일만 남았다”고 강조했다. 2016년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를 놓친 아쉬움을 풀고 싶다는 욕심도 숨기지 않았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애틀랜타에서 뛰던 시절 카라스코가 공을 던지는 모습.
워싱턴DC AP 연합뉴스


카라스코는 LG에서 배번 59번을 달고 뛴다. 클리블랜드, 뉴욕 메츠, 뉴욕 양키스, 애틀랜타까지 네 팀을 거치는 동안에도 늘 그의 등 뒤에 달고 다닌 번호다. 그런데 LG에는 이미 59번을 단 선수가 있었다. 신인 투수 박준성이다. 박준성은 59번을 양보하고 60번을 받았다. 60번이던 서영준이 87번으로 배번을 바꿨다. 카라스코로 인해 생긴 연쇄 이동이다. 카라스코는 이 사연을 전해 듣고는 “계약을 할 때 구단에서 어떤 번호를 원하는지 물어서 자연스럽게 59번이라고 답했다. 양보해 줘서 정말 고맙다”며 박준성이 원하는 것을 들어보고 의미 있는 선물을 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카라스코는 MLB에서 쌓은 노하우 역시 동료들에게 아낌없이 나눠주겠다고 했다. 그는 “나 역시 선수로 뛰면서 많이 배웠다. 어린 선수들에게 그런 노하우를 전수하는 멘토 구실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라커룸에서 동료들을 만났을 때 팀에 대한 열정과 사랑을 느꼈다. 한 명씩 인사하러 오는 모습을 보며 존중이 팀 문화에 스며있다고 생각했다. 내가 왜 열심히 해야 하는지도 되새길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카라스코는 다음달 1일 두산 베어스와의 잠실 라이벌전을 통해 KBO리그 무대 데뷔전을 치른다.

박현진 전문기자
2026-07-30 B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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