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건보료 상·하한선 동시 인상… 지출구조 개선 병행해야

수정 2026-07-28 00:46
입력 2026-07-27 23:41
정부가 지난 23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 소위원회를 열고 건강보험료의 상한선과 하한선을 동시에 높이는 부과 체계 개편안을 보고했다. 사진은 서울 영등포구 국민건강보험공단 영등포남부지사 전경.
연합뉴스


정부가 건강보험료 부과 체계를 대대적으로 손질한다. 보험료 상한을 월 459만원에서 612만원으로 33% 올리고, 2000년 이후 26년 동안 월 28만원에 묶여 있던 최저 보수월액 기준을 최저임금과 연계해 현실화한다. 월급 외 이자·배당·임대 소득이 있는 직장인 178만명의 공제 기준도 2000만원에서 1000만원으로 절반 축소된다.

그러나 건강보험 부과 체계의 해묵은 문제는 상·하한선의 격차가 아니라 직장가입자와 자영업자 사이의 소득 파악률 격차에 있다. 직장인 월급은 100% 노출되는 반면 자영업 소득 파악률은 70%대에 머무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마저도 건보공단이 아닌 국세청의 세정 인프라 개선의 결과다. 정부는 자영업 사각지대를 파고드는 대신 100% 노출된 직장인 소득을 더 조이는 쪽으로 움직여왔다. 직장인 부수입 공제 기준이 2012년 7200만원에서 이번에 1000만원까지 7분의1 수준으로 낮아진 것이 그 결과다.


또 다른 오랜 과제들의 개선 속도도 직장가입자 부담을 늘리는 속도에 견주면 한참 느리다. 2022년 자동차 부과가 대폭 축소되긴 했지만, 지역가입자에게는 여전히 재산 중심으로 건강보험료가 매겨진다. 이에 집 한 채 가진 은퇴 노인이 소득도 없이 과중한 보험료를 무는 일이 반복되며 형평성 시비도 이어지고 있다. 피부양자 요건도 두 차례 강화됐지만 여전히 전체 가입자의 3분의1인 약 1600만명이 보험료를 내지 않고 혜택을 받는다. 배달·플랫폼 노동자는 산재보험 가입 자격이 생겼음에도 건보에서는 지역가입자로 편입된다.

과잉 진료와 불필요한 장기 입원처럼 줄줄 새는 지출을 그대로 둔 채 부과 기준만 조이는 방식으로는 재정의 지속가능을 담보할 수 없다. 정부가 동일한 소득에 동일 보험료를 목표로 이번 개편을 추진한다면 먼저 그 소득이 정말 직역마다 같게 잡히고 있는지, 그렇게 걷은 재정이 새지 않고 제대로 쓰이고 있는지부터 답해야 한다.
2026-07-28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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