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가면 성공” 옛말…부모 경제력이 ‘상경 효과’ 좌우

김유민 기자
김유민 기자
수정 2026-07-27 13:22
입력 2026-07-27 13:20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강남구 행복 일자리박람회를 찾은 구직자들이 채용 공고를 살펴보고 있다. 뉴시스


서울 등 수도권으로 옮긴 지방 청년은 지역에 남은 청년보다 더 많은 소득을 올렸다. 그러나 부모의 소득계층을 뛰어넘는 효과는 뚜렷하지 않았다. 수도권으로 이동할 기회마저 부모의 경제력에 크게 좌우됐다.

27일 교육계에 따르면 한국직업능력연구원은 최근 발간한 이슈 브리프를 통해 ‘OECD 한국경제보고서 2026’의 지역 격차 분석 결과를 소개했다.


OECD와 한국은행은 한국노동패널조사를 활용해 1971∼1990년생 1000여명과 이들의 부모를 1998년부터 2023년까지 추적했다. 출생지와 현재 거주지, 부모와 자녀의 소득을 비교해 수도권 이주가 세대 간 계층 이동에 미친 영향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비수도권에서 수도권으로 옮긴 청년은 지역에 남은 청년보다 절대소득이 높았다. 하지만 부모의 소득 지위에서 얼마나 벗어났는지를 보여주는 ‘세대 간 소득 이동성’은 높아지지 않았다. 소득 자체는 늘어도 부모에게서 물려받은 출발선의 차이까지 좁혀지지는 않았다는 의미다.

수도권 이주에 따른 계층 이동 효과는 젊은 세대에서 더욱 약해졌다. 1981∼1990년생은 이전 세대보다 수도권 이주로 얻는 계층 이동 효과가 작았다. OECD는 지역을 옮기는 것만으로는 부모와 자녀의 소득 연관성이 강해지는 현상을 상쇄하기 어려워졌다고 분석했다.



2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7학년도 수시대학입학정보박람회를 찾은 사람들이 입장하고 있다. 2026.7.23 도준석 전문기자


수도권으로 이동할 수 있는지부터 부모의 소득과 자산에 따라 달라졌다. 부모 소득이 낮은 청년일수록 주거비와 생활비 부담 때문에 수도권으로 옮길 가능성이 낮았다. 수도권에 집중된 대학과 일자리에 접근하는 단계부터 경제적 격차가 작용한 셈이다.

서울의 높은 집값도 진입 장벽으로 지목됐다. OECD에 따르면 중위소득 가구가 자기자본과 일반적인 주택담보대출을 이용해 서울에서 살 수 있는 주택 비율은 2012년 32%에서 2025년 7%로 떨어졌다. 대출 원리금 상환액이 가구소득의 25%를 넘지 않는 주택을 기준으로 산출한 수치다.

이번 분석의 직접적인 대상은 ‘인서울 대학 진학’만이 아니라 비수도권 출생자의 수도권 이주 전반이다. 다만 OECD는 상위권 대학과 양질의 일자리를 둘러싼 경쟁이 청년들의 수도권 이동을 부추기고 있다고 진단했다.

서울 주요 대학 진학이 계층 상승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커졌지만, 진입 기회는 부모의 소득과 자산, 지역 간 교육 격차로 제약되고 있다는 것이다. 수도권 대학의 정원을 일률적으로 제한하는 정책은 오히려 희소성을 높여 ‘인서울 대학’ 선호를 강화할 수 있다고도 지적했다.

OECD는 수도권 집중을 완화하려면 지역에서도 교육과 취업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일자리의 질과 교육 여건을 개선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지역 거점대학의 경쟁력을 높이고 핵심 산업과 연계하는 한편, 교통과 디지털 인프라도 확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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