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산 이어 여수도 ‘석유화학 빅딜’…4사 통합·에틸렌 139만t 줄인다

강주리 기자
수정 2026-07-22 17:57
입력 2026-07-22 17:48

정부, 국내 최대 석유화학단지 ‘여수 산단 1호’ 사업재편 승인

롯데·한화·DL 등 신설통합법인 설립
‘저부가’ 여천NCC 2·3호기 가동 중단
고부가·친환경 재편 8000억원 자구책
정부, 금융·세제 등 7000억원+α 지원
“무임승차 안 돼…울산 산단 신속 개편”


여수 석유화학 사업재편 산업통상부는 22일 여천 NCCㆍ롯데케미칼ㆍ한화솔루션ㆍDL케미칼 4개사가 제출한 여수 산단 석유화학 사업재편계획서 최종안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재편안은 여천NCC 2공장을 추가 폐쇄하고 1공장을 롯데케미칼 여수 공장과 합쳐 통합법인을 설립하는 내용이 골자다. 사진은 이날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여수국가산업단지 모습. 연합뉴스


31면 그래픽
여수 1호 석유화학 사업 재편 주요 내용



중국의 저가 공세로 위기에 몰린 국내 석유화학업계의 두 번째 사업 개편인 ‘여수 1호 프로젝트’가 마침내 정부 승인을 받았다. 여천NCC·롯데케미칼·한화솔루션·DL케미칼은 저부가가치 범용 제품 생산시설인 여천 NCC 2·3호기 가동을 중단하고 신설통합법인을 세워 고부가가치·친환경 산업으로 탈바꿈하기 위한 8000억원 규모의 자구책을 내놨다. 정부는 이에 금융·세제·인허가·연구개발(R&D)에 7000억원 이상 재정을 투입해 총력 지원한다.

산업통상부는 22일 롯데케미칼·한화솔루션 등 4개사가 제출한 국내 최대 석유화학 단지인 여수 산단 석유화학 사업재편계획서 최종안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지난 2월 발표한 대산 1호 사업재편 프로젝트(HD현대오일뱅크·HD현대케미칼·롯데케미칼)에 이어 두 번째 사업재편 승인이다.

재편안은 한화솔루션과 DL케미칼이 50%씩 지분을 보유한 여천NCC 1~3호기 중 이미 가동이 중단된 나프타분해시설(NCC) 3호기 외에 2호기 가동을 추가로 중단하고, 남은 1호기를 롯데케미칼 여수 공장과 합쳐 신설통합법인을 설립하는 것이 핵심이다. 139만t 규모의 범용 플라스틱(에틸렌)을 생산하는 여수 2·3호기 가동이 중단되면 여천 NCC 생산량은 기존 229만t에서 90만t으로 줄어든다.



신설법인 지분은 롯데케미칼과 한화솔루션, DL케미칼이 3분의 1씩 균등하게 나눠 갖는다.

가동 중단되는 여천NCC 2공장 산업통상부는 22일 여천 NCCㆍ롯데케미칼ㆍ한화솔루션ㆍDL케미칼 4개사가 제출한 여수 산단 석유화학 사업재편계획서 최종안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재편안은 여천NCC 2공장을 추가 폐쇄하고 1공장을 롯데케미칼 여수 공장과 합쳐 통합법인을 설립하는 내용이 골자다. 사진은 이날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여수시 여천NCC 2공장 모습. 연합뉴스


가동 중단되는 여천NCC 2공장 산업통상부는 22일 여천 NCCㆍ롯데케미칼ㆍ한화솔루션ㆍDL케미칼 4개사가 제출한 여수 산단 석유화학 사업재편계획서 최종안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재편안은 여천NCC 2공장을 추가 폐쇄하고 1공장을 롯데케미칼 여수 공장과 합쳐 통합법인을 설립하는 내용이 골자다. 사진은 이날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여수시 여천NCC 2공장 모습. 연합뉴스


한화솔루션과 DL케미칼은 545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로 여천NCC의 기존 부채를 상환하고 인프라 구축, 고부가 전환 등 사업재편 이행을 위해 2532억원을 투자한다. 앞서 대산 산단에서도 롯데케미칼이 110만t 규모 공장 가동을 정지하고, HD현대오일과 합작 법인을 세우기로 합의한 바 있다.

DL케미칼의 PE, 한화솔루션의 PE·석유수지, 롯데케미칼의 기초소재 부문 등 다운스트림(최종 제품 생산) 부문의 각 사 주력사업은 신설법인에 통합했다. 이를 통해 신설법인은 의료용 저밀도 폴리에틸렌(LDPE), 자동차·전선용 기능성 폴리올레핀엘라스토머(POE) 등 고부가 제품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전환해 중장기적 시장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관계 부처 합동으로 7000억원 이상의 지원 패키지로 사업재편을 지원한다. 설비통합과 고부가 전환을 위해 4500억원의 신규 자금을 채권금융기관을 통해 공급하고 협약채무는 사업재편 기간인 2029년 말까지 상환을 유예해 준다. 무역보험공사는 수입보험료 최대 30% 할인 등 2000억원 규모의 수입보험을 지원한다.

‘여수 1호 프로젝트의 신속이행을 위해’ 문신학 산업통상자원부 차관(가운데)이 22일 서울 종로구 한국무역보험공사에서 열린 ‘여수 1호 프로젝트의 신속이행을 위한 석유화학 사업재편승인기업 CEO 간담회’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수 1호 프로젝트 신속 이행…석유화학 사업재편승인기업 CEO 간담회 문신학 산업통상자원부 차관이 22일 서울 종로구 한국무역보험공사에서 열린 ‘여수 1호 프로젝트의 신속이행을 위한 석유화학 사업재편승인기업 CEO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또 기업 분할·합병 등 과정에서 발생하는 취득세·등록면허세를 75~100% 감면하고, 설비 가동 중단·자산매각 등과 관련된 과세 이연 기간 확대 등 법인세 부담을 완화해 준다. 기업결합 심사 기간을 120일에서 90일로 단축하고, 사업재편 이전에 취득한 인허가 승계도 허용한다. 올해까지 수입 나프타와 나프타 제조용 원유에 무관세를 적용해 156억원어치의 원가도 절감해 준다. 배관 등 인프라 임대비용과 인허가 절차 간소화 등 규제 개선에도 40억원을 투입한다. 고부가·친환경 전환을 위한 첨단 연구개발(R&D) 등 산업 고도화에 340억원, 고용유지지원금 지원 요건 완화와 직무전환 훈련비 등도 지원한다.

정부는 이번 사업재편을 통한 저부가 범용제품의 공급과잉을 완화해 생산 효율과 수익이 개선되고 부채비율 감소 등 재무 구조도 나아질 것으로 기대했다.

정부는 마지막 남은 울산 산단에 대한 사업재편도 촉구했다. 문신학 산업부 차관은 “석유화학산업 구조개편이 성공하기 위해서 무임승차 없이 모든 산단이 참여하는 사업재편이 필요하다”며 “대산과 여수에 이어 울산 지역 사업재편 논의도 신속하게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기업 대표들 만난 문신학 산업부 차관 문신학 산업통상자원부 차관이 22일 서울 종로구 한국무역보험공사에서 열린 ‘여수 1호 프로젝트의 신속이행을 위한 석유화학 사업재편승인기업 CEO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하지만 SK지오센트릭·에쓰오일(S-OIL)·대한유화가 속한 울산 산단은 올해 말 시운전을 앞둔 샤힌 프로젝트를 NCC 감축에 포함할지 여부를 두고 기업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사업개편안 제출까지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울산 산단은 샤힌 프로젝트의 연간 에틸렌 생산능력이 180만t으로 정부의 NCC 감축 목표인 최대 370만t의 절반에 달하지만, 아직 가동 전인 데다 고효율·고부가 설비라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는 이번 사업재편 승인을 환영하면서 지속적인 정책 지원을 요구했다. 엄찬왕 한국화학산업협회 상근부회장은 “석유화학산업의 구조적 위기 극복을 위해선 기업들의 자구 노력뿐 아니라 정부의 실효성 있는 정책 지원도 지속돼야 한다”고 말했다.

산업부는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주재 ‘비상경제본부 회의 겸 경제·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 직후 석유화학 4개사 대표가 참여하는 ‘사업재편승인기업 최고경영자(CEO) 간담회’를 열고 원활한 사업재편을 위한 향후 과제 등을 논의했다. 산업부는 올 하반기 석유화학 공급망 안정화 방안과 함께 화학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종합대책을 마련한다.

여수산단 사업재편 산업통상부는 22일 여천 NCCㆍ롯데케미칼ㆍ한화솔루션ㆍDL케미칼 4개사가 제출한 여수 산단 석유화학 사업재편계획서 최종안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재편안은 여천NCC 2공장을 추가 폐쇄하고 1공장을 롯데케미칼 여수 공장과 합쳐 통합법인을 설립하는 내용이 골자다. 사진은 이날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여수국가산업단지 모습. 연합뉴스


여수 석유화학 사업재편 산업통상부는 22일 여천 NCCㆍ롯데케미칼ㆍ한화솔루션ㆍDL케미칼 4개사가 제출한 여수 산단 석유화학 사업재편계획서 최종안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재편안은 여천NCC 2공장을 추가 폐쇄하고 1공장을 롯데케미칼 여수 공장과 합쳐 통합법인을 설립하는 내용이 골자다. 사진은 이날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여수국가산업단지 모습. 연합뉴스


세종 강주리·서울 이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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